우주 & 천문학

블랙홀 너머의 빛이 최초로 관측되다

말총머리 2021. 8. 1. 17:19
Source:https://news-media.stanford.edu/wp-content/uploads/2021/07/25211112/disc_reverb_v2.png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빛조차 삼켜버리는 천체이므로 당연히 블랙홀의 뒤도 관측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블랙홀 건너편에서 방출된 광선'이 관측되었다고 2021년 7월 28일에 발표되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이 현상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예언되었으나 지금까지 확인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Light bending and X-ray echoes from behind a supermassive black hole |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3667-0


First detection of light from behind a black hole | Stanford News
https://news.stanford.edu/2021/07/28/first-detection-light-behind-black-hole/

First detection of light from behind a black hole | Stanford News

Fulfilling a prediction of Einstein’s theory of general relativity, researchers report the first-ever recordings of X-ray emissions from the far side of a black hole.

news.stanford.edu


X-rays can echo and bend around the back of supermassive black holes | New Scientist
https://www.newscientist.com/article/2285207-x-rays-can-echo-and-bend-around-the-back-of-supermassive-black-holes/

X-rays can echo and bend around the back of supermassive black holes

Flashes of X-rays have been spotted echoing from behind a supermassive black hole, confirming one of the predictions of Albert Einstein’s general theory of relativity

www.newscientist.com


이번 '블랙홀 너머의 광선'을 포착한 스탠포드대학의 우주물리학자 댄 윌킨스 씨 연구팀은 당초 일부 블랙홀에 보이는 '코로나'라는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지구로부터 8억 광년 떨어진 위치에 있는 'IZwicky1'라는 은하의 블랙홀을 관측했습니다.


윌킨스 씨는 블랙홀의 코로나에 대해 "블랙홀에 가스가 빨려 들어갈 때 수백만 도의 초고온이 됨으로써 발생한다는 것이 유력한 설입니다. 이 정도의 고온이 되면 전자가 원자에서 튀어나와 플라즈마와 자기장이 발생합니다. 이 자기장이 블랙홀에 접근하고 그 주위에 있는 물질을 가열시키면 X선이 방출된다"고 설명합니다.

연구팀이 블랙홀의 코로나에서 나오는 X선을 관측하던 중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으로부터 약 6000만 킬로미터 거리에서 강력한 X선 버스트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모습이 기록되었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이 두 번째 X선 버스트를 분석한 결과, 두 번째 X선 버스트는 최초의 X선 버스트가 약해진 것이 뒤늦게 관측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때문에 윌킨스 씨 연구팀은 두 번째 X선 버스트는 최초의 X선 버스트가 블랙홀의 뒷면에서 반사된 것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다음은 이번 관측된 현상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것입니다. 블랙홀 주변에는 고온의 가스가 강착원반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블랙홀에서 6000만 km의 높이로 형성된 코로나에서 X선 플레어가 방출됩니다.


그 X선은 원반의 앞쪽으로 반사되지만 원반의 반대편에서 반사된 것도 블랙홀의 중력으로 인해 왜곡된 '반향'으로 관측됩니다.


코로나에서 발생한 X선 흐름을 옆에서 보면 이런 느낌.


윌킨스 씨는 이 현상에 대해 "블랙홀에 들어간 빛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블랙홀의 뒤에 있는 것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블랙홀 너머로 방사가 관측이 가능했던 이유는, 블랙홀이 공간을 왜곡해 빛을 휘어지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위의 자기장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루크 브롯 씨와 로저 브랜드포드 씨는 "50년 전 블랙홀 근처의 자기장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를 추측했던 천문학자들은 그것을 직접 관측할 기술의 발전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연구팀은 향후 유럽우주국의 X선 관측프로젝트 'Athena(Advanced Telescope for High-ENergy Astrophysics)'를 통해 블랙홀의 연구를 이어가 은하의 탄생과 형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