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 생명공학

생태과학자가 선정한 '규명하고 싶은 지구상의 수수께끼'

말총머리 2024. 4. 5. 12:11
by Beth Scupham / https://www.flickr.com/photos/bethscupham/7663247816/


풍부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가진 뛰어난 과학자라도 기술적인 이유 등으로 미발견이나 미해결의 수수께끼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영국의 주요 신문사인 The Guardian이 각 분야에서 최전선을 달리는 톱 과학자 9명에게 “우리 지구상의 생명에 대해 남겨진 가장 큰 비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Great unknowns: nine top scientists on the one mystery on Earth they’d like to solve | Global development | 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environment/2023/dec/26/great-unknowns-nine-top-scientists-on-the-one-mystery-on-earth-theyd-like-to-solve

Great unknowns: nine top scientists on the one mystery on Earth they’d like to solve

What are the greatest secrets that remain about life on our planet – and how might they affect our future? We asked the experts to pick one burning question

www.theguardian.com


세계 최대 규모의 런던자연사박물관의 연구자였으며 2019년 유엔의 Global Assessment Report(방재에 관한 국제평가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앤디 퍼비스 씨는 “지구상에는 몇 종류의 종이 있는가?"를 최대의 수수께끼로 꼽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우리는 300만에서 1억 종이 있다고 추정했지만 정확한 예측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코넬대학에서 개미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진화생물학자 콜리 모로 씨는 5억 4000만 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여겨지는 '생물학적 빅뱅'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캄브리아기로 구분되는 그 시대에는 단기간에 대부분의 식물그룹이 급속히 대두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왜 다양한 동물그룹이 태어났는지 그리고 삼엽충과 같은 생물이 왜 살아남지 못했는지 알고 싶다고 합니다.


영국의 런던스쿨 오브 이코노믹스(LSE)에서 기후변화와 환경을 연구하는 수석강사인 보니 웨어링 씨는 최소한의 생명체인 미생물이 규모가 큰 기후문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식물을 잘 키우는 건강한 토양에는 박테리아와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생물의 대부분은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없기 때문에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정 미생물은 나무의 성장을 크게 도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웨어링 씨는 “이러한 '선량한 미생물'은 기후변화와 싸우고 식량안보를 촉진하는데 인류의 아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영국의 왕립 식물원인 큐가든의 과학부장인 알렉산드르 안토넬리 씨는 아마존이나 콩고 분지 등으로 대표되는 열대우림에는 왜 고도의 생물다양성이 있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1만 평방미터 정도의 지역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이 있는지, 그 생물은 언제 어디서 왔는지, 어떤 관계나 상호작용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알면 그 가치를 명확히 하여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다 깊이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옥스포드대학의 생태계 과학교수인 야드빈더 마르히 씨는 Guardian의 질문에 대해 "수분이나 씨앗 살포 등 동물이 생태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영양소의 순환, 식물의 선택적 섭취, 포식자와 피식자의 복잡한 네트워크 등 작지만 놀라울 정도로 중요한 상호작용이 많은데 그 연구는 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마르히 씨에 의하면 동물이 지구라는 행성의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형성하는 것인지가 큰 수수께끼라고 합니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기후학자 ​​중 한 명인 로버트 왓슨 씨는 “현시점에서 알아야 할 불확실한 일이 있다면 북대서양의 아열대 순환의 서쪽 끝에 형성되는 멕시코 만류가 갑자기 멈추어 유럽의 기후를 완전히 바꾸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코르도바 국립대학의 생태학 교수인 산드라 마나 디아스 씨는 식물과 동물의 진화에 보편적인 규칙이 있는지를 중요한 수수께끼로 꼽습니다. 완전히 다른 조상을 가진 생물도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일반적인 스타일을 따릅니다. 그 스타일을 지배하는 가장 흔하고 단순한 규칙은 무엇이며 왜 중요한 규칙이 되는지는 깊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간다 최초의 야생동물 수의사이자 자연보호의 선구자가 된 그래디스 칼레마 지쿠소카 씨는 “지구는 몇 명의 인간을 먹일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꼽았습니다.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10년 후에는 10억 명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늘어난 인구는 식량을 찾아 자연이나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기후변화나 판데믹의 발생 등으로 이어지거나 지구환경을 지속 불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균형을 잡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 수 있다면 지구는 몇 명까지 인간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알고 싶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영국 정부의 전 수석 과학고문이자 자연사박물관 이사회의 이사장으로 근무하는 패트릭 밸런스 씨는 종의 적응의 한계에 주목했습니다. 기후가 변화하고 생물종이 거기에 적응하는 가운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하는 종도 나타납니다. 어떤 종이 ​​어느 시점에서 적응할 수 없게 되는지, 무엇이 적응의 한계를 좌우하는지 등 기본적인 의문에는 규명되지 않은 점도 많이 있습니다. 밸런스 씨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미래의 자연계의 모습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생물학이 어떻게 작동하고 진화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