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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28 결초보은 또는 구사일생 대본쓰기

[(결초보은) 맺을 결, 풀 초, 갚을 보, 은혜 은

풀을 묶어서 은혜에 보답한다. 죽어 혼령이 되어서라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
 

유래

이 이야기는 ≪동주열국지≫ 55회에 나온다. 春秋時代(춘추시대) (오패)의 한 사람인 (진)나라 (진문공)의 부하 장군에 [위주: (위무자)]라는 (용사)가 있었다. 그는 전장에 나갈 때면 (위과)와 (위기) 두 아들을 불러 놓고 자기가 죽거든 자기가 사랑하는 (조희)라는 첩을 양반의 집 좋은 사람을 골라 시집을 보내 주라고 유언을 하고 떠났다. 그런데 막상 집에서 병들어 죽을 임시에는 조희를 자기와 함께 묻어 달라고 유언을 했다. 당시는 귀인이 죽으면 그의 사랑하던 첩들을 (순장)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러나 위과는 아버지의 유언을 따르려 하지 않았다. 아우인 위기가 유언을 고집하자 위과는, “아버지께서는 평상시에는 이 여자를 시집보내 주라고 유언을 했었다. (임종) 때 말씀은 정신이 (혼미)해서 하신 말씀이다. 효자는 정신이 맑을 때 명령을 따르고 어지러울 때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하고, (순사)를 면하게 하였으며 장사를 마치자 (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서모)를 (개가)시켜 좋은 집으로 시집을 보내 주었다. 뒷날 그가 전쟁에 나가 (진)나라의 (두회)와 싸워 위태하게 되었을 때, 첫 싸움에 크게 패하고 밤에 비몽사몽간에 귓전에 맴도는 ‘(청초파)’라고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위과는 청초파가 실제로 근처 (지명)이라는 것을 알고 그리로 진지를 옮겨 싸우게 했다. 적장 두회는 여전히 용맹을 떨치는데 위과가 멀리서 바라보니 웬 노인이 풀을 잡아매어 두회가 탄 말의 발을 자꾸만 걸리게 만들었다. 말이 자꾸만 무릎을 꿇자 두회는 말에서 내려와 싸웠다. 그러나 역시 발이 풀에 걸려 자꾸만 넘어지는 바람에 필경은 잡히어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날 밤 꿈에 그 노인이 위과에게 나타나 말했다. “나는 조희의 아비 되는 사람입니다. 장군이 (선친)의 (치명)을 따라 내 딸을 좋은 곳으로 시집보내 준 은혜를 갚기 위해 미약한 힘으로 잠시 장군을 도와 드렸을 뿐입니다” 하고 낮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다시 장군이 그 같은 (음덕)으로 뒤에 자손이 왕이 될 것까지 일러 주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  (효자 종치명 부종난명: 효자는 정신이 맑을 때 명령을 따르고 어지러울 때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이라는 말도 나온다.

 

[보조자료]

“여보, 이것 좀 드셔 보세요.”

“당신부터 먹지 그래요.”

위무자와 어린 부인은 서로 맛있는 음식을 양보하느라 웃음꽃이 피었어요. 곁눈질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위무자의 아들 위과도 무척이나 행복했어요. 일찍 어머니를 잃고 외로워하시던 아버지가 늦게나마 새어머니와 즐겁게 지내는 것이 다행스러웠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위무자가 병이 들었어요.

“여보, 아프시면 어떡해요? 얼른 약을 지어올 테니 기운 차리세요.”

어린 부인이 약을 지으러 간 사이, 위무자는 아들을 불렀어요.

“과야! 나는 얼마 못 살 것 같구나. 내가 죽으면 네 새어머니를 좋은 곳에 시집보내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흑흑.”

어린 부인과 아들의 지극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위무자의 병은 점점 더 깊어졌어요. 정신이 더 흐릿해지자 위무자는 다시 아들을 불렀어요.

“과야, 내가 부탁이 하나 있다. 내가 죽거든 혼자 외롭게 묻히지 않도록 너희 새어머니도 나와 함께 묻어 다오.”

마지막 말을 남기고 위무자는 눈을 감고 말았어요.

“아버지! 아버지!”

가족들은 슬픔 속에서 장사를 지냈어요. 하지만 위무자의 어린 부인은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었어요. 위무자가 살던 진나라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부인을 땅속에 함께 묻는 ‘순장’이라는 풍습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들 위과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새어머니를 순장하지 않고 좋은 곳으로 다시 시집보냈어요.

그러자 사람들이 위과에게 의아하다는 듯 물었어요.

“왜 아버님의 유언을 따르지 않는 겁니까?”

위과는 잠시 아버지를 생각하는 듯 두 눈을 감았다가 침착하게 대답했어요.

“아버님은 평소에 새어머니를 좋은 곳으로 시집보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정신이 맑을 때 하신 말씀이 아버님의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후, 위과는 장군이 되어 전쟁터에 나가게 되었어요. 적군에는 두회라는 막강한 장군이 있었어요.

“들었어? 적장 두회는 호랑이를 주먹으로 때려잡는대.”

군사들은 싸우기도 전에 지레 겁부터 먹었어요. 걱정이 된 위과는 전투를 앞두고 적진을 살피러 나섰어요.

그런데 멀리서 어떤 노인이 적진에 난 풀을 엮고 있었어요. 이상하게 생각한 위과가 유심히 쳐다보는 순간, 적장 두회와 그의 군사들이 말을 타고 달려 나왔어요.

“으악! 말이 왜 이래?”

말들이 엮어 놓은 풀에 발이 걸려 넘어지기 시작했어요.

그 바람에 두회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덕분에 위과는 두회를 쉽게 사로잡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어요.

그날 밤, 위과의 꿈에 그 노인이 나타났어요.

“나는 당신이 시집보내준 새어머니의 아버지라오. 당신 덕분에 내 딸이 죽지 않고 살았소. 그것이 진심으로 고마워 죽어서라도 은혜를 갚고 싶었소. 이제 은혜를 갚았으니, 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겠소이다.”

노인은 공손히 절을 하더니 홀연히 사라졌어요.

그 후로 사람들은 풀을 엮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의 ‘결초보은’을 죽어서도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답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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