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현시점에서의 인공 적혈구 실현 수준

말총머리 2024. 7. 9. 14:41


수혈된 혈액의 보존기간은 짧기 때문에 헌혈의 환경이 갖추어진 선진국에서도 만성적인 혈액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로서 촉망되고 있는 인공혈액에 대해서 미국의 과학지 Science가 정리했습니다.

The ultimate blood substitute? The U.S. military is betting $46 million on it | Science | AAAS
https://www.science.org/content/article/ultimate-blood-substitute-us-military-betting-46-million

혈액 대체 제품으로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의 하나로 인간의 헤모글로빈으로부터 만들어진 '에리스로머'(Erythromer)'가 있습니다. 분말 그대로 장기 보존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생리식염수와 섞는 것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리스로머는 혈액형의 불일치를 일으키는 적혈구 표면의 물질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혈액형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리스로머는 아직 임상시험 전 조사단계로 임상적인 성공사례는 없지만 미국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2023년에 4600만 달러(약 730억 원)의 보조금을 투입해 에리스로머를 포함한 혈액 대체물의 연구를 실시한다고 발표하는 등 실용화를 향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리스로머의 성공은 반드시 약속된 것은 아닙니다. 에리스로머의 전신인 '헤모글로빈을 이용한 인공산소 운반체(Hb-based O2 carriers:HBOC)'는 이전에 행해진 임상시험으로 사망자를 내어 연구가 정체되었습니다. 또 남아프리카와 러시아에서 승인된 지금까지 가장 진보한 HBOC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뿌리 깊게 남아 있어 역시 전도다난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인공혈액의 개발을 난항시키고 있는 것은 헤모글로빈의 기능을 안전하게 재현하는 기술입니다. 우선 헤모글로빈 자체가 취급이 어려운 분자인데 그대로 혈액에 사용하면 혈관이나 체조직에 유해합니다. 또 헤모글로빈이 운반하는 산소도 인체에 유해한 산화제로서 행동하기 때문에 만약 잘못된 타이밍이나 장소에서 산소가 방출되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또한 산소뿐만 아니라 일산화질소도 문제가 됩니다. 적혈구는 활성 근육에 산소를 운반하는 동시에 산화질소를 방출하여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증가시킵니다. 그리고 운동이 끝나면 적혈구는 산소를 대량으로 방출하는 것을 그만두지만 이때 일산화질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흡수되기 때문에 이것이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이러한 적혈구의 작용을 적절히 재현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되지 않은 헤모글로빈이 사용된 HBOC에서는 일산화질소가 과잉으로 흡수되는 탓으로 혈관이 수축하여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한편 메릴랜드대학의 앨런 닥터 씨가 개발한 에리스로머의 헤모글로빈은 막에 싸여 있기 때문에 일산화질소의 흡수는 완만합니다.

에리스로머는 동물실험에서 일정한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마우스 혈액의 70%를 에리스로머로 대체하는 시험에서는 효과적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또 토끼의 혈액의 절반을 빼낸 실험에서도 에리스로머를 주입하면 진짜 혈액과 마찬가지로 토끼가 소생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닥터 씨의 팀은 DARPA의 보조금이 종료되는 2028년경을 목표로 건강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에리스로머의 초기 안전성 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닥터 씨는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는 양의 O형 Rh 마이너스의 혈액은 없습니다. 보존 가능하고 누구에게나 사용할 수 있는 혈액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