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 중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1650년경에 번성했던 도시가 TNT 환산으로 약 12메가톤에 달하는 폭발로 인해 소멸한 사실이, 요르단계곡의 유적을 발굴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졌습니다. 폭발의 규모는 1945년에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약 1000배로 사상 최대의 폭발이라 알려진 퉁구스카 폭발사건을 훨씬 능가해 원인은 운석의 낙하로 간주합니다.
A Tunguska sized airburst destroyed Tall el-Hammam a Middle Bronze Age city in the Jordan Valley near the Dead Sea | Scientific Report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1-97778-3
Evidence that a cosmic impact destroyed ancient city in the Jordan Valley
https://phys.org/news/2021-09-evidence-cosmic-impact-ancient-city.html
이번 발굴조사는 미국의 베리타스국제대학의 고고학부와 트리니티사우스웨스트대학의 고고학부, 요르단의 하슈미트 고고학국의 공동연구팀이 수행한 것. 발굴된 유적은 사해의 북쪽에서 요르단계곡 남부 고지대에 위치하는 '텔 엘 하맘(Tall el-Hammam)'이라는 도시가 있었다고 추정되는 지역으로 발굴대상이 된 연대는 기원전 1800년부터 1550년까지인 청동기시대 중기입니다.
텔 엘 하맘은 기원전 4700년경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추정되며 기원전 1650년에 파괴될 때까지 약 3000년간 번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예루살렘의 10배에 달하는 넓이로 레반트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텔 엘 하만이 있었다고 추정되는 위치는 비교적 평탄하고 원반모양의 황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아래의 이미지a가 파괴되기 전에 텔 엘 하맘에 있었다고 생각되는 궁전예상도이고 이미지b가 현재의 모습. 궁전은 52m×27m의 면적에 적어도 4층이었다고 보여지고 있습니다만, 현재는 거의 그 모습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궁전은 두께 7~8m의 성벽과 두께 4m의 방어벽에 둘러싸여 있어 하층의 도시보다 33m 이상 높은 곳에 세워져 있었는데, 발굴조사 결과 1층 상부의 대부분이 소실되어 있었고 벽돌조각이 궁전에서 북동쪽으로 날아가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이나 지진에 의해 파괴된 전형적인 조각 패턴에서 '부분적으로 녹아 거품이 생긴 벽돌 조각'이나 '고온에서 녹은 건물의 석고'가 발견되었습니다. 또 주변의 지층 약 1.5m를 조사한 결과, 수천 개의 다른 도자기 파편과 진흙벽돌 조각, 탄화된 목재, 탄 곡물, 뼈, 석회질의 자갈 등이 무작위로 섞여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뼈는 '인간의 관절과 골격이 극도로 조각난 상태'를 보였다는 것.
다음은 실제로 발굴된 도자기 파편으로 단면(a, c)은 당시 그대로지만, 다른 파편(b · d)은 고열을 받아 탔거나 용해되어 구멍이 나 있는 알 수 있습니다.
또 땅속의 탄소를 분석하니 충격석영과 다이아모노이드라는 탄소의 걸정분자가 발견되었습니다. 충격석영은 운석의 낙하를, 다이아모노이드는 텔 엘 하만이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고온에 노출된 것을 의미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이 토양에 포함된 다이아모노이드.
그 밖에도 녹은 석고에서 백금, 금, 은, 이리듐, 니켈, 지르콘이 발견된 점에서 연구팀은 "운석의 낙하로 인한 폭발이 텔 엘 하맘을 파괴한 것"고 주장합니다. 또 근처에 있던 요새도시 에리고도 일부가 폭발로 날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텔 엘 하맘을 날려버린 폭발에너지는 1945년에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000배에 해당하며, 낙하한 운석의 직경은 약 50m로 추정된다는 것. 이것은 1908년에 시베리아의 숲을 날려버린 퉁구스카 폭발사건보다 더 큰 규모라고 연구팀은 추정합니다.
또 연구팀은 텔 엘 하만이 파괴되었을 때의 지층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의 염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텔 엘 하만이 있었던 지역 주변에는 15개의 도시와 100개 이상의 작은 마을이 있었다고 추정되는데, 텔 엘 하만이 운석피해를 입은 이후 300~600년간은 거의 무인상태였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요르단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비옥한 농지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요르단 계곡 주변이 수세기 동안 버려진 이유는 고농도의 염분 탓에 농작물이 전혀 자라지 않아 농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합니다.
왜 이 넓은 지역에서 염분의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는지에 대해 연구팀은 "높은 염분의 표면퇴적물 또는 염호인 사해호수가 운석 낙하의 폭발의 영향으로 주변에 흩뿌려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또 연구팀은 '당시 제일의 대도시가 운석의 낙하로 멸망했다'는 점과 '지역의 토양의 염분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조사결과에 구약성서에 쓰여진 '소돔과 고모라'의 모델일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구약의 창세기에는 '소돔'과 '고모라'라는 두 도시가 나옵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주민은 육욕에 빠져 풍기가 매우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하나님이 하늘에서 유황과 불을 내려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켰습니다. 또 소돔에 살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유일하게 지키고 있었던 롯의 가족만이 소돔에서 탈출했지만 '뒤돌아보아선 안된다'는 하나님의 지시를 무시하고 뒤돌아본 롯의 아내는 소금기둥이 되어버렸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텔 엘 하만 = 소돔' 가설은 이전부터 제기되고 있었으며, 연구팀의 일원인 트리니티사우스웨스트대학 고고학부의 스티븐 콜린스 교수도 이 가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굴결과는 '텔 엘 하만 = 소돔' 가설을 보강하는 것입니다.
또 텔 엘 하만과 함께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되는 에리고도 구약의 여호수아편에게 '민중들이 함성을 올리고 나팔을 불면, 성벽이 무너지고 함락했다'는 설명이 이 폭발과 관련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실제로 텔 엘 하만이 소돔과 고모라의 모델이 되었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이번에 밝혀진 폭발이 구두로 전승된 결과 구약성서에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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