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핵무기의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서는 밤낮으로 핵융합 실험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 LLNL이 1990년대에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의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해외 언론인 Undark Magazine 씨가 소개했습니다.

How a Nuclear Weapons Lab Helped Crack a Serial-Killer Case
https://undark.org/2024/02/09/wilo-serial-killer-nuclear-lab/

How a Nuclear Weapons Lab Helped Crack a Serial-Killer Case

Lawrence Livermore's Forensic Science Center played a crucial role in helping to solve a notorious 1990s murder case.

undark.org


1989년부터 캘리포니아의 글렌데일 어드벤티스트 메디컬센터에서 호흡요법사로 근무하기 시작한 에프렌 살디버 씨는 사건 당시 말기 환자의 케어를 맡았습니다.

그런 살디버 씨가 1998년에 환자가 빨리 죽는 것을 도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살디버의 동료에 의해 글렌데일 어드벤티스트 메디컬센터에 그가 '마법의 주사기'를 가지고 있다는 고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보도를 받고 현지 경찰은 살디버 씨를 소환하여 심문을 실시했습니다. 경찰에 의한 심문 속에서 살디버 씨는 1989년부터 1997년에 걸친 수십 건의 살인을 자백했습니다. 살디버는 “근육 이완제로 사용되는 브롬화 판쿠로늄과 염화석사메토니움을 환자에게 과다 복용시켜 독살했다”고 증언했고 곧 체포되었습니다.

그러나 살디버의 자백을 뒷받침하기 위한 물적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만약 물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 경찰은 살디버를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해야 합니다.


그래서 수사관들은 사망한 피해자의 체내에서 브롬화 판쿠로늄과 염화석사메토니움이 발견될지도 모른다고 보았으나 사망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피해자의 체내에서 휘발성 화학물질을 찾아내는 작업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수사관들은 미국 법의학 아카데미에 도움을 요청했고 LLNL을 소개받았습니다. LLNL에서는 핵무기 연구를 실시하는 것 외에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화학무기나 생물무기, 방사성물질, 핵물질, 폭발물, 테러공격이나 유해폐기물처리장 등에서 사고시 나타나는 물질에 관한 법의학 연구도 합니다.

LLNL의 이러한 연구부문은 "마지막 연구소"라고도 불리며 때로는 특별한 사건을 수사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LLNL에 의한 분석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청은 살디버 씨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20명의 시신을 무덤에서 파냈습니다. 살디버 씨가 독으로 사용했다는 염화석사메토니움은 일반적으로 과잉섭취하면 근육이 이완하는 특성이 있고 곧바로 일반적인 화합물로 변화해 버립니다. 따라서 사망 후 수년이 지난 피해자의 체내에서 염화석사메토니움이 발견될 가능성은 낮다고 LLNL은 추측했습니다.

이에 LLNL은 브롬화 판쿠로늄에 눈을 돌렸고 조직샘플을 완충액과 혼합하고 용액 중에서 균일하게 저어서 균질화시켜 분석을 실시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크로마토그래피 및 분광법을 이용한 일련의 테스트 결과, 20개 샘플 중 6개 샘플로부터 브롬화 판쿠로늄이 발견되었습니다. LLNL의 법의학자인 브라이언 안드레센 씨는 "브롬화 판쿠로늄으로 보이는 화합물이 발견되었을 때 매우 놀랐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LLNL에 의해 증거가 발견되어 2001년 4월 5일 살디버 씨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재판에서는 검찰은 사형을 구형하지 않았습니다. 그 요인으로는 새로운 과학적 프로토콜을 이용하여 수사를 실시한 것에 의한 불확실성과 피고측의 상고에 의해 재판이 장기화되어 재판비용이 부과될 가능성을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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