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고밀도이면서 강력한 중력에 의해 빛조차 삼켜 버리는 블랙홀은 지구가 속하는 우리은하에만 약 1억 개 있다고 추정됩니다. 새롭게 미 국립과학재단(NSF)의 국립광적외선 천문학연구소(NOIRLab)가 관리하는 하와이의 제미니천문대(Gemini Observatory)가 지구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을 불과 1600광년 떨어진 장소에서 발견했습니다.
Sun-like star orbiting a black hole |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 Oxford Academic
https://doi.org/10.1093/mnras/stac3140
Astronomers Discover Closest Black Hole to Earth | NOIRLab
https://noirlab.edu/public/news/noirlab2227/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은 '가이아 BH1(Gaia BH1)'라고 명명되었으며 태양의 약 10배의 질량에 겉보기 위치는 뱀주인자리 근처에 있습니다. 가이아 BH1은 지구로부터 약 16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지금까지 지구에 가장 가깝다고 알려진 외뿔소자리 X-1의 약 4700광년과 비교해 3분의 1 정도인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블랙홀은 인근 항성의 물질을 흡수하여 열을 발생시켜 강력한 엑스레이와 제트를 방출합니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가이아 BH1은 주변에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존재하지 않는 휴면상태의 블랙홀입니다. 가이아 BH1과 같은 휴면상태의 블랙홀은 X선 등을 방출하지 않고 있어서 관측이 어렵습니다.
가이아 BH1 관측에 성공한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천체물리학자인 Kareem El-Badry 씨의 연구팀은 우선 유럽우주기관(ESA)의 가이아 탐사기로부터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연성에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을 특정했습니다. 분석한 데이터에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천체의 중력으로 인해 야기된 것으로 보이는 항성의 불규칙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이어 연구팀은 지구가 태양을 주회하는 것과 거의 같은 거리에서 블랙홀이라고 생각되는 천체를 주회하는 항성의 궤도를 제미니천문대에 탑재된 다천체 분광기를 이용하여 상세하게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 이 연성의 중심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천체가 태양의 약 10배의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가이아 BH1의 근원이 된 항성은 적어도 태양의 20배의 질량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수명은 불과 수백만 년이었다고 추정됩니다. 이 연성이 동시에 형성되면 한 별이 팽창하여 다른 별을 삼켜 버릴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기존 모델로는 연성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이번 발견은 연성계에서 블랙홀의 형성과 진화에 대한 이해에 빈틈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성계 안에 미지의 휴면 블랙홀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El-Badry 씨는 “이 연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그리고 이런 휴면상태인 블랙홀이 우주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우리에게 많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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