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에 화성 착륙한 탐사기 인사이트는 2022년 말에 그 활동을 중지했다. 인사이트는 지금까지 화성에 도달한 탐사기 가운데 가장 정적을 사랑하는 탐사기였다. 거의 움직이지 않고 단지 조용히 화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왜냐하면 인사이트에는 고감도의 지진계가 탑재되어 화성에 일어나는 지진의 빈도나 규모를 관측한다고 하는 것이 미션이었기 때문이다. 화성의 목소리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물결이었다.

2018년 12월, 착륙 직후의 화성 착륙기 인사이트. (제공: NASA/JPL-Caltech)


화성의 지진을 찾는 미션은 효과적으로 그 행성을 알 수 있는 극소수의 방법으로, 미션 수립의 계기가 되는 발견이 있었다. 화성의 중심에 있는 핵이 녹은 금속인 액체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왜 화성의 핵이 지금도 완전히 녹고 있는지는 화성의 기원이나 생명에 ​​관해서 매우 중요한 실마리를 던져 준다.

지진이란 행성 내부에서 일어나는 흔들림이다. 이 흔들림은 지구에서는 암반의 파괴나 어긋남, 마그마 활동 등에 기인하여 일어난다. 심각한 재해를 일으키는 자연현상이지만 지진학자에게는 직접 도달할 수 없는 행성의 내부를 알 수 있는 유일무이의 도구가 된다.

예를 들어 지구상에서 가장 깊게 도달한 드릴은 지표에서 12킬로미터 정도다. 지구의 반경은 6370킬로미터로 표면의 박피 한 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지진파를 사용하면 인류가 가진 어떤 기술을 구사해도 도달할 수 없는 훨씬 지구의 심부인 하부맨틀이나 핵까지 알 수 있다. 마치 의사가 청진기에서 들리는 소리로 몸을 조사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진파로 행성의 내부가 어떠한 물질로 이루어졌는지, 온도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1937년 덴마크의 지진학자 잉게 레만은 아마도 과학 역사상 가장 짧은 제목의 논문 중 하나가 될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그 제목은 P'.

지진에는 P파라고 불리는 종파(물체의 신축성에 의한 파)와 S파라고 불리는 횡파(물체의 어긋남에 의한 파)의 2종류가 있다. 진원으로부터 P파와 S파는 방사상으로 퍼져 나가 지구의 내부를 똑같이 여행하고  곧 지표에 도달한다. P파는 신축성에 의한 파이며 액체와 고체에서도 진행되지만, S파는 어긋남에 의한 파여서 고체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레만 이전부터 지구의 중심에는 액체 금속으로 구성된 핵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지진파는 핵을 통과해 오는데 S파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레만은 핵을 통과한 P파만의 지진파가 진원의 지구 반대편 이외의 본래 닿을 리가 없는 장소에도 미미하게 도착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이 이상한 파동(P'파)은 핵의 중심에 어떤 고체가 있고, 그것이 P파를 다른 방향으로 굴절시키고 있다고 보면 설명할 수 있다. 당초 그녀 이외의 지구과학자들은 이 P'파가 그녀의 기계의 오차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몇몇은 그녀에게 반박하고 대다수는 그녀를 무시했다.

1932년의 잉게 레만. (제공: National Library of Denmark)


그러나 레만은 기초적인 데이터를 쌓아 반박했다. 그것이 기계의 오차에 의한 것이 아닌, 의심할 여지없이 지구의 핵의 내부에 어떠한 고체가 있는 것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그 논문 제목 P'는 그녀의 자신감과 자부심이 드러난 듯 보여 흥미롭다.

그녀의 논문은 당시 세계적인 권위들을 납득시켜 고체 내핵의 존재가 세상에 널리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수년 만에 당시의 상식이 일변하고 교과서가 다시 쓰였다. 지구의 핵에는 고체의 내핵과 액체의 외핵이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원시의 지구는 고온의 마그마의 바다로 시작되었고, 처음에는 핵도 완전히 용융된 액체의 금속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고온의 지구 내부는 맨틀의 대류에 의해 서서히 식어 갔다. 그러면 온도가 낮아진 금속 핵에서는 액체가 굳어져 고체가 된다. 고체 금속 철은 중심으로 침몰하여 내핵을 형성했다.

다양한 이론계산에 따르면 지구에서 핵이 충분히 식어 내핵이 생긴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0억 년 전인 것 같다. 지구가 46억 년 전에 생긴 것을 생각하면 지구 역사의 절반 이상에 걸쳐 내핵은 존재하지 않았다.

화성 착륙기 인사이트는 화성의 핵에는 고체의 내핵이 전혀 없고 현재도 완전히 녹아 있는 상태에 있음을 밝혔다. 착륙지점의 거의 반대쪽에서 일어난 지진의 파동(하나는 화산성, 다른 하나는 운석 충돌)의 해석결과다.

별의 내부를 퍼져가는 지진파의 개략도. 다른 두 곳에서 발생한 지진 파동이 인사이트에 도달한다. (제공: NASA/JPL-Caltech/University of Maryland)


사실 지구와 화성의 비교라는 점에서 이 사실은 큰 놀라움과 모순을 낳고 있다. 우선 화성은 지구의 절반 정도의 크기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큰 천체는 식히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작은 천체만큼 빨리 식는다. 어떻게 화성의 핵이 지금도 완전 융해하고 있는 것일까? 지구의 핵조차도 이미 차가워 내핵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또한 화성의 자기장 문제도 있다. 지구의 자기장은 전도성 금속의 액체 핵이 대류되어 만들어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지구에는 내핵이 생기기 전에도 자기장이 존재했다. 20억 년 전이나 30억 년 전의 암석에 포함된 산화철의 광물은 당시 지구의 자기장을 기록해 대자하고 있다.

화성에는 현재 자기장이 없다. 그리고 태고 화성의 암석 중의 산화철에 기록된 자기장을 복원해 보니 40억 년 전을 마지막으로 화성에 자기장은 소실되었다. 어째서 화성의 핵은 자기장을 발생하지 않는 것일까?

인사이트 이전에는 화성이 작고 자기장도 40억 년 전 이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화성의 핵은 40억 년 전에 완전히 차갑고 고체가 되어 버렸을 것이라고 추정되었다. 그런데 인사이트는 이 예측을 뒤집었다.

화성의 핵이 녹아 있는 원인은 지구와 화성을 구성하는 물질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질적으로 화성은 '작은 지구'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지구와 비교할 수 없다.

지구와 화성 물질의 근본적인 차이는 황이다. 지구에 비해 화성에는 황이 매우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인사이트의 지진파 데이터는 화성의 핵이 지구의 핵에 비해 매우 밀도가 가볍고 대량의 황이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핵에 황이 많이 포함되면 순수한 금속 철이 굳어지는 온도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도 철은 액체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즉, 화성의 핵은 차가워지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차가워도 액체로 있을 수 있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이다.

원시 태양계에서 화성은 아마도 지구보다 태양으로부터 멀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영역의 물질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저온영역에서는 증발하기 쉬운 황도 행성의 재료물질에 많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 황은 화성 형성될 때 핵에 분배되어 핵의 액체화를 담당한다.

한편 저온영역에서는 물도 얼음으로서 재료물질에 많이 포함되게 된다. 얼음을 많이 포함한 재료로 만들어진 천체로서 목성의 얼음 위성인 유로파를 떠올리면 좋을 것이다. 유로파의 표면은 얼음으로 덮여 있으며 내부에는 깊은 바다가 존재한다. 그러나 화성에는 유로파만큼은 지표에 얼음이나 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화성이 저온영역에서 생겼다면 왜 유로파 같은 얼음의 천체가 되지 않았을까.

이 문제도 핵이 일부 설명할지도 모른다. 화성의 핵에는 황 이외에도 수소나 산소 등 가벼운 원소도 많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사이트는 나타내고 있다. 화성 재료에 포함된 대부분의 물은 핵에 분배되었기 때문에 표면에 물이 적을 수 있다. 실제로 핵에 수소가 많이 포함되는 경우, 황을 포함하는 철과 수소를 포함하는 철이 핵 내부에서 분리되어 대류를 저해한다. 그렇게 되어 화성에서는 핵이 액체라도 자기장의 형성이 억제된다는 최신 연구도 있다.

화성의 표면에도 황은 곳곳에 황산염이라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화성 내부에 남아있는 황이 화산활동에 따라 지표에도 공급되었음에 틀림없다. 한때 호수로 덮여 있던 게일 분화구에 착륙한 화성 탐사기 큐리오시티는 모든 지층에서 그러한 황산염을 발견했다. 게다가 약 35억 년 전의 호수의 지층에서 황을 많이 포함하는 유기물도 발견했다. 이 유기물이 화성생명의 흔적인지, 태고의 화성에서 생성된 유기물인지 아직 그 정체는 불명하지만 화성에서 생명으로 이어지는 유기물의 화학진화가 일어났다면 그 핵심을 이루는 원소로 황도 당연히 포함될 것이다.

화성 탐사기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한때 호수였던 지층. 황산염이라는 황을 포함하는 광물을 많이 함유하는 지층이 일면에 존재하고 있다. (제공: NASA/JPL-Caltech/MSSS)


지구생명은 탄소나 산소, 수소 외에 질소와 인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황은 별로 사용되지 않는다.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의 바다에도, 탄소나 산소, 수소 외에 인이나 질소가 풍부하게 포함된다. 한편 황의 행성인 화성에 생명이 탄생하고 있다면 질소와 인 대신에 황을 생체분자의 핵심 원소로 사용해도 이상하지 않다.

태양계에서 생명은 지구나 엔셀라두스와 같은 질소나 인을 사용한 타입과 화성과 같은 황을 사용한 타입으로 물질적 이분이 될지도 모른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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