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 비산하는 석면을 대량으로 흡입하면 폐암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 물질로 간주되어 최근에는 많은 나라에서 사용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석면이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인정되기 훨씬 이전에는 '타지 않는다'는 성질의 석면을 '신비한 소재'로 간주하여, 황제와 귀족을 위한 공물로 취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When Asbestos Was a Gift Fit for a King | JSTOR Daily
https://daily.jstor.org/when-asbestos-was-a-gift-fit-for-a-king/
석면은 오래전부터 주로 천으로 고대 이집트와 로마 제국,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애용되고 있었습니다. 아래의 이미지가 실제로 석면으로 짜여진 천입니다.
초대 신성 로마 황제인 샤를 마뉴는 석면에서 뽑은 새하얀 식탁보를 좋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샤를 마뉴가 손님을 대접할 때에는 석면으로 만든 식탁보 위에 화려한 요리를 늘어놓고 식사를 마치면 샤를 마뉴는 식탁보를 불에 놓는 것이 항례였다고 합니다. 불길 속에서 식탁보는 불타지 않고 남은 음식만 연소되기 때문에, 여기에는 성능이 아니라 뒷정리를 완화시키는 목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럽에서는 황제와 귀족의 식탁보 이외에도 램프의 심지와 귀족을 화장할 때 유골이 다른 것과 섞이지 않도록 석면으로 된 천으로 덮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석면으로 짠 옷감을 미라를 감싸는 천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석면은 '내화성 샐러맨더의 모피', '불사조의 깃털', '화산에 서식하는 설치류의 털에서 뽑아나온 실' 등 동화 같은 전승으로 거론되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석면이 신비화된 것은 타지 않는 성질뿐만 아니라 석면이 광물인 것도 이유의 하나라고 역사학자 레이첼 P 메인 씨는 말합니다. 메인 씨는 자신의 책 'Asbestos and Fire : Technological Tradeoffs and the Body at Risk(석면과 불꽃 : 기술적 장단점과 신체에의 위험)'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섬유는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살아있는 것에 유래하고 있습니다. 석면은 유일한 예외로, 천을 짤 수 있는 유일한 광물입니다. 따라서 초기의 자연주의 찰스 보넷은 석면을 '생명이 없는 바위와 생명체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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