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의 작용으로 맛을 자아내는 식품이 있습니다. 된장, 간장, 미림, 쌀겨 절임, 단무지, 낫토, 야쿠르트, 김치, 빵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작용을 하는 미생물을 대략적으로 분류하면 곰팡이라는 균류에 속하는 누룩곰팡이균이나 효모, DNA가 핵막에 싸여있는 진핵생물, 박테리아처럼 핵막에 싸여있지 않는 원핵생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곰팡이라고 하면 빵에 생기는 푸른 곰팡이, 붉은 곰팡이, 검은 곰팡이 등이 연상되어 부정적인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된장 만들기에 사용되는 누룩도 곰팡이의 일종입니다.
미생물 중 음식의 맛을 저하시키는 것을 부패와 변질,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발효라고 합니다. 이러한 미생물의 특징을 알아두어야 맛있는 음식을 안전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발효식품에 유용한 미생물의 종류와 특징
◆ 곰팡이
술이나 된장, 간장 만들기에 빠뜨릴 수 없는 누룩은 곰팡이의 일종입니다. 곰팡이는 효모나 세균에 비해 적은 수분함량에서도 생육할 수 있지만, 산소가 없으면 생육할 수 없습니다. 곰팡이 포자는 고온에 대한 내열성이 강해 100℃~135℃의 온도범위에서도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사멸하지 않고 생존하는 포자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곰팡이 중에서도 누룩곰팡이는 약산성을 좋아하고 25℃~30℃ 정도에서 활발하게 성장합니다. 50℃ 전후가 되면 균체는 사멸하지만, 누룩곰팡이에 의한 분해작용은 60℃ 정도까지 유효하게 작용하고 포자는 100℃ 전후까지 계속 살아 있습니다. 균체가 사멸한 후에도 분해작용이 계속되는 이유는, 누룩에 포함된 효소가 관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룩곰팡이가 가지고 있는 효소는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제와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프로테아제로, 이러한 효소가 60℃ 정도까지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분해작용이 계속됩니다.
덧붙여서, 술양조의 누룩곰팡이는 쌀의 전분을 분해할 필요가 있으므로, 아밀라제를 많이 포함하는 것을 이용하고, 된장과 간장 양조에는 콩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많은 누룩을 사용합니다. 술은 아밀라아제에 분해된 녹말이 포도당이 되고 이것이 효모의 먹이가 되어 알코올발효하여 알코올 성분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된장과 간장은 단백질 분해효소로 분해된 단백질이 아미노산이 되어 독특한 맛을 내는 성분이 됩니다.
◆ 효모
알코올을 생성할 수 있는 미생물입니다(곰팡이와 일부 세균도 알코올을 생성합니다). 효모에는 산소를 필요로 하는 산막효모도 있지만, 대부분의 효모는 산소가 있으면 생육이 활발하게 진행되지만, 산소 없이도 혐기성 발효(알코올발효)로 생육할 수 있습니다. 열에 대한 내열성은 60℃ 전후의 비교적 저온에서도 10분만에 사멸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pH4.0이나 4.5의 산성을 좋아하고 유산균이 형성한 pH2.0의 강산성에서도 번식할 수 있습니다.
식품생산에서 효모는 다른 미생물과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다른 미생물은 음식의 분해를 주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만, 효모는 분해작용 이외에도 다른 미생물이 생성한 당분을 먹이로 하면서 각종 아미노산, 비타민, 지방산 등을 '합성'할 수 있습니다. 이 합성능력은 산소의 유무에 따라 달하지는데, 산소가 있으면 이런 물질들을 합성하지만, 산소가 없으면 알코올발효로 전환하여 알코올을 생성합니다.
◆ 유산균
세균의 일종으로 당분을 먹이로 하여 젖산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젖산은 pH2.0 ~ 2.5의 강산성이므로, 낫토균 등 다른 세균을 살균할 수 있습니다. 40℃~50℃가 적정온도이지만, 100℃에서도 사멸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조건적 혐기성 세균이어서 산소가 없더라도 성장합니다. 대기압보다 낮은 산소분압을 좋아하며 약간 부족하게 산소가 공급되는 환경에서 활발히 활동합니다.
◆ 낫토균
세균의 일종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낫토 만들기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낫토균입니다. 40℃가 적정온도입니다만, 70℃ 정도에서도 왕성한 번식력이 있으며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등 여러 가지를 강력한 분해력으로 분해합니다.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할 뿐만 아니라 암모니아로까지 분해해버릴 우려가 있습니다. 산소를 좋아하고 알칼리성 환경에 두면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산성에 약하기 때문에 유산균이 번식하여 만들어내는 산에 의해 활성도가 저하됩니다.
◆ 기타 세균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장염 비브리오, 보툴리누스균, 포도상구균 등이 있습니다. 또한 세균에 기생하는 박테리오파지라는 바이러스도 있습니다. 박테리오파지는 기생숙주와 파지의 생육조건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파지만을 한정해서 증식을 억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또한 세균류에는 소금 농도가 높아도 생육할 수 있는 호염균이 있는데, 식염 농도가 20%~30%인 환경에서도 생육이 줄지 않는 세균이 있습니다. 우메보시 만들기는 일반적으로 20%의 소금 농도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호염균은 20%~30%에서도 생육할 수 있기 때문에, 우메보시 만들기보다 고농도의 환경에서도 번식합니다.
생육온도인 -7 ~ 75℃의 범위에서는 완전한 살균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박테리아는 온도가 10℃ 상승하면 성장속도는 2배가 되고 세균이 생육할 수 있는 상한온도를 초과하면 효소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열변성을 일으켜 생육이 저해되기 시작합니다.
압력과의 관계는, 30℃의 환경에서 300기압 이상의 압력이 있으면 세균의 사멸이 시작되지만 600기압에서도 생육하는 종도 있어 압력으로 살균을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에게 맛있고 첨가물이 적은 음식은 미생물에게도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에 숨어있는 위험을 파악하여야 식중독 등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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