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실린으로 대표되는 항생제는 인류의 의료에 혁명을 불러와 많은 인명을 구했으나, 내성을 가진 약제 내성균 일명 '슈퍼 버그'가 출현하고 있어, 의료현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실험을 통해 '몸을 변형시켜 항생제에 견디는 박테리아'의 존재가 확인되었습니다.
Mechanical feedback promotes bacterial adaptation to antibiotics | Nature Physic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7-020-01079-x
Bacteria Have Been Seen Literally Changing Shape to Avoid Antibiotics
https://www.sciencealert.com/bacteria-can-change-shape-to-help-them-become-more-resillient-to-antibiotics
새로운 변형으로 항생제에 견디는 모습이 확인된 것은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Caulobacter crescentus)라는 세균입니다.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는 민물인 호수와 강에서 발견되는 수생 박테리아의 일종으로 매우 강력한 접착물질로 돌의 표면 등에 붙어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계 최강의 접착제의 소유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카네기 · 멜론대학의 소속생물학자인 Shiladitya Banerjee 씨 연구팀은 박테리아가 외부적인 스트레스가 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항생제인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을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에 투여하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에 투여된 항생제의 농도는 치명적인 농도보다 낮았기 때문에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가 사멸하지는 않았지만, 성장과 증식속도는 상당히 떨어졌다고 합니다. 항생제에 노출시킨 후 10세대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세균의 모양이 변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항생제에 노출되기 전의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상단)와 항생제에 노출된 후의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하단)를 비교한 것이 아래의 이미지입니다. 장기간 항생제에 노출된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는 균체가 휘어져 C자 모양이 되어 있습니다.
변형된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는 항생제가 없는 환경을 복원하면 몇 세대에 걸쳐 본래의 똑바른 모양으로 돌아온다는 것. 과학자들은 카울로박터 크레센투스가 둥글게 변형하여 부피 대비 표면적을 작게 하고, 세포의 폭을 굵게 하여 세포의 부피를 늘려 세포 표면을 통과하는 항생제를 줄임으로써 세포 내의 항생제 농도를 낮추려고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세균이 항생제에 대항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적응 메커니즘을 나타냄과 동시에 항생제에 대한 세포 모양의 역할에 대해 향후 연구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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