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DNA를 설계도로 분열하여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집니다. 세포의 수명은 보통 몇 주에서 몇 개월이고 긴 것도 수년이며 수명이 다 되면 분열하지 않게 되고 기능도 정지합니다. 그러나 여성 난자의 근원이 되는 난모세포는 수십 년 동안 난소에 보존되어 주기적으로 난자를 생산합니다. 어떻게 난모세포가 수십 년 동안 장수를 하는지에 대해 스페인의 연구기관인 Centre for Genomic Regulation이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Oocytes maintain ROS-free mitochondrial metabolism by suppressing complex I | Nature
https://doi.org/10.1038/s41586-022-04979-5
Human eggs remain healthy for decades by putt | EurekAlert!
https://www.eurekalert.org/news-releases/958957?
Scientists untangle a long-standing mystery of female reproductive biology
https://www.inverse.com/mind-body/human-eggs-oocytes-aging-mystery
난모세포는 태아 시점에서 600만~700만 개 정도 만들어져 출생 시점에 100만~200만 개 정도까지 감소합니다. 그리고 사춘기를 맞이할 무렵에는 30만 개 정도까지 감소하며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체내에 있는 난모세포의 일부는 2회의 분열을 거쳐 23개의 염색체를 가지는 난자로 성숙하고 월 1회의 월경주기로 배출됩니다. 따라서 30만 개나 되는 난모세포 중 난자로 성숙하는 것은 불과 수백 개 정도입니다.
난모세포는 출생 후 새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개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연구를 위해서는 여성의 난소에서 귀중한 난모세포를 꺼내야 하기에 연구가 어렵습니다.
Centre for Genomic Regulation의 연구팀은 난소절제 수술을 받은 19세에서 34세 사이의 여성 난소와 마우스와 개구리 난소를 사용하여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난모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다른 동물세포와는 다른 대사경로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효소를 사용하여 당으로부터 에너지를 꺼내는 대사를 하는 세포내 소기관으로 대사의 마지막에 전자전달계라는 반응계를 작동시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계의 제1단계를 담당하는 '복합체 I'로 불리는 단백질과 효소세트가 난모세포에서는 거의 불활성이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실은 이 복합체 I의 부산물로서 활성산소가 생성되는데 이 활성산소가 세포에 손상을 준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난모세포에서 복합체 I에서의 대사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난모세포가 손상 없이 수십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인간의 난모세포 이외에 복합체 I가 불활성 혹은 존재하지 않아 오랫동안 사는 것으로 알려진 세포는 기생식물인 겨우살이의 세포만이라고 합니다.
Centre for Genomic Regulation의 연구원으로 논문의 상급필자인 Elvan Böke 씨는 “미토콘드리아 복합체 I의 억제제는 지금까지 암치료에 제안되어 왔다"며 "이 억제제가 장래의 연구로 유망하다면 난모세포를 온존하면서 암세포를 표적으로 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여성 불임의 4명 중 1명은 설명이 힘든데 우리는 여성 생식에 대해 아직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난모세포가 수십 년 동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발견하고 왜 노인이 되면 난모세포의 전략이 실패하는지를 알아내고 싶다”고 향후 연구목표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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