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의 정밀 카메라라고 할 수 있는 동물의 안구나 뇌에 필적하는 뉴런으로 8개의 다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문어의 신경절 등 생물은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진화를 이루어 왔습니다. 한편 시력을 상실한 동굴의 동물이나 조개껍데기가 사라진 조개류 등 언뜻 보면 진화가 역행한 것 같은 형태를 보이는 생물도 있습니다. 그런 진화의 이상에 대해 생물학자가 설명했습니다.
Does evolution ever go backward? | Live Science
https://www.livescience.com/regressive-backward-evolution
Does evolution ever go backward?
In regressive evolution, organisms lose complex features and can appear to evolve "in reverse." But evolution doesn't retrace its steps, experts said.
www.livescience.com
과학을 다루는 뉴스사이트 Live Science에 따르면 생물 중 일부는 '퇴행진화(regressive evolution)'라는 현상으로 복잡한 기능을 잃고 더욱 단순한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변화를 한 동물이 있다는 것. 생물학자는 그런 퇴행진화도 긍정적인 진화의 일부이며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베스오캄라 교수는 “퇴행진화란 이전의 진화과정에서 획득한 복잡한 형태가 소실된다는 것”이라며 퇴행진화의 가장 극단적인 예로 물고기에 기생하는 생물인 'myxozoa'를 꼽았습니다.

myxozoa는 입도 신경도 내장도 없는 매우 단순한 구조의 생물로 본질적으로 단세포 생물이
입니다. 그 때문에 발견 초기에는 Paramecium와 같은 단세포의 원생동물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이후의 연구에서 고도로 퇴화한 동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myxozoa는 원래 해파리의 일종인 자포동물이었지만 기생생활에 필요하지 않은 기능을 덜어내 최종적으로 다세포 생물에서 단세포 생물로 진화를 이루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다세포 생물에서 단세포 생물이 된 것 형태적으로는 퇴행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인데 오카무라 교수는 “단세포 생물로 수렴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진화의 발걸음이 역행하지 않는다는 점은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생물학자인 윌리엄 제프리 교수도 동의했습니다. 예를 들면 어두운 동굴에 서식하는 물고기 중에는 눈이 퇴화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눈이 발달하기 전의 상태로 회귀한 것은 아니다는 것. 안구가 발달하는 과정이 멈추고 피부에 묻힌 흔적기관이 된 눈에 대해 제프리 교수는 "이런 생물은 안구가 퇴행한 것이 아니라 단지 진행을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기관이 소멸하거나 몸의 부위가 단순화되는 등 눈에 띄는 변화에 주목하기 쉽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부위에서 기능이 복잡해지고 있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블라인드 케이브 피쉬"라 불리는 동굴생물 Astyanax mexicanus는 진동에 반응하는 기관을 발달시켜 어두운 환경에서도 주변 상황을 기민하게 감지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의 생물학자인 브라이언 골딩 교수는 “진화가 역행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적응하는 것이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생물의 몸에 있는 변화 일어나면 그 적응은 다른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 후 한 변화가 역행하더라도 진화가 뒤로 돌아왔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유전자도 되돌려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블라인드 케이브 피쉬의 경우 눈의 변화는 머리뼈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때문에 눈의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의 합성에 관한 유전자가 변이해도 안와, 즉 안구가 들어가 있던 머리뼈의 움푹 들어간 곳이 없어지거나 하지 않는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퇴화로 인해 기관이 없어지면 복잡한 기관을 만들기 위한 에너지 비용이 줄기 때문에 생태나 동굴 등의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 퇴행진화도 진화의 하나라고 합니다.
퇴행진화에 대해 오캄라 교수는 “개체의 체력을 향상시키는 돌연변이가 선택된다는 점에서 진화는 항상 진보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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