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느냐 먹히느냐의 생존경쟁을 하는 야생동물과 달리 식물은 이런 경쟁과는 무관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식물도 해충 등의 포식자를 상대로 밤낮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 식물이 생존을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전략을 요크대학의 박사연구원인 마이크 뉴랜드 씨가 인간의 무기에 비유해 설명합니다.

The Biological Warfare of Plants
http://nautil.us/issue/90/something-green/when-plants-go-to-war-rp

When Plants Go to War - Issue 90: Something Green - Nautilus

Compared to the hectic rush of our bipedal world, a plant’s life may appear an oasis of tranquility. But look a little closer. The…

nautil.us


뉴랜드 씨에 따르면, 식물은 수동적인 피해자가 아니며 진화 과정에서 매우 급진적인 방어 수단을 몇 가지나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뉴랜드 씨는 식물이 가지는 전략 및 화학물질 중에서 인간의 전쟁에 사용되는 무기나 전법과 공통된 부분을 5가지 들어 보입니다.

◆ 1 : 조기경보시스템


식물이 실시하고 있는 포식자 대책은 화학물질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항상 강력한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식물은 해충에 의한 피해가 일어나자마자 휘발성 물질을 방출하여 마치 경보과 같이 근처의 식물에 위험을 전달하고 강력한 화학물질의 합성을 촉진합니다.

뉴랜드 씨가 조기경보시스템에 비유하는 일련의 화학반응은 쟈스몬 산류(JA)라는 호르몬이 트리거입니다.

피해에 발생하면 JA가 방출되어 유해 화학물질의 합성을 억제하는 '자스몬산 ZIM 도메인 단백질(JAZ)'라는 단백질이 분해됩니다. 이 기능에 의해, JA는 식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무기의 조립 라인'을 풀가동시켜 포식자에 대항하는 화학물질의 합성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식물은 또한 휘발성 물질뿐만 아니라 지하 네트워크를 통해 위험의 존재를 서로에게 전합니다. 예를 들어, 콩과 식물을 사용한 실험에서는 한 주(株)에 진딧물이 묻으면 뿌리가 진균의 코로니로 연결되어 있는 다른 주도 방어 물질의 합성을 시작하는 곳이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뿌리가 진균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주는 방어 물질을 합성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뉴랜드 씨는 "콩이나 식물과 공생하는 균류는 생물적인 인터넷 회선처럼 기능하고 식물들 사이에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합니다."라고 말합니다.

◆ 2 : 지원 요청


식물이 방출하는 휘발성 물질은 식물끼리의 연락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을 아군으로 만드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산 옥수수의 일종은 박각시나방에 먹히기 시작하면 β-caryophyllene라는 휘발성 물질을 방출합니다.

이 물질은 박각시나방의 천적인 기생벌을 유인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박각시나방은 최종적으로 기생벌의 유충에 의해 포식당하게 됩니다. β-caryophyllene은 그 밖에도 뿌리에서 방출되어 육식성 선형동물을 유인하여 뿌리에 붙어 뿌리를 잘라 먹는 해충을 처리하는 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 3 : 부비트랩


무심코 식물체를 먹은 포식자에 대한 부비트랩을 준비하는 식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양배추와 갓 등의 십자화과 식물은 glucosinolates라는 무해한 화학물질을 Myrosinase라는 효소와 함께 저장하고 있습니다.

glucosinolates와 Myrosinase는 극히 얇은 세포벽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포식자가 이 세포벽을 파괴하면 2개의 화학물질이 반응하여 유독가스를 발생시켜 포식자를 공격합니다. 무와 와사비가 강렬한 매운맛이 내는 원리도 이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부비트랩은 매우 강력하여 식물체에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진딧물처럼 바늘 모양의 관을 찌르는 공격에 대해서는 작동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 4 : 교란 공격


전술한 바와 같이, 아군이 되는 곤충을 유인하는 식물이 있는 반면, 적인 해충의 통신을 교란시키는 식물도 존재합니다. 식물의 즙을 빨아버리는 해충인 진딧물은 육식성 곤충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경계호르몬으로 β-Farnesene이라는 물질을 분비합니다. 일부 식물도 진딧물을 감지하면 이 β-Farnesene을 방출하여 진딧물을 쫓아내려고 합니다.

이에 대응해 진딧물은 식물이 방출하는 β-Farnesene을 무시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어 일부 야생 감자는 더욱 강력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 감자는 점착질의 표면을 가진 잎에 β-Farnesene을 포함하고 있으며, 진딧물이 점액에 빠져 몸부림치는 것을 트리거로 β-Farnesene가 방출됩니다.

◆ 5 : 응급처치


인간과 동물이 부상을 당하면 상처에 생긴 딱지 아래에서 활발하게 세포분열이 일어나 상처를 치유합니다. 마찬가지로 손상된 식물 조직에서도 '상처호르몬'이 분비되고 세포분열을 촉진시켜 손상의 회복을 도모합니다. 또한 파괴된 조직에서 방부제 역할의 휘발성 물질이 발생하여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거나 다른 식물에 위험을 알립니다. 뉴랜드 씨에 따르면, 베어낸 풀에서 나는 향기의 주성분이 휘발성 물질의 냄새라고 합니다.

뉴랜드 씨는 기사 말미에 '생물은 생존을 위해 진화를 계속해야 한다'는 붉은 여왕 가설을 언급하며 "식물과 식물을 먹으려고 하는 곤충의 싸움은 붉은 여왕 가설에 기초한 군비 경쟁입니다. 둘 다 그 자리에 머물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습니다"라고 마무리합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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