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균류학자인 Paul Stamets 씨는 드라마 '한니발', '스타트렉 : 디스커버리' 등에서 그를 딴 캐릭터가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버섯 연구자입니다. 그런 Stamets 씨가 연구하고 있는 '버섯으로 지구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멀린 쉘드레이크 씨가 과학잡지 Nautilus에서 설명했습니다.

The Fungal Evangelist Who Would Save the Bees - Issue 90 : Something Green - Nautilus
http://nautil.us/issue/90/something-green/the-fungal-evangelist-who-would-save-the-bees

The Fungal Evangelist Who Would Save the Bees - Issue 90: Something Green - Nautilus

If anyone knows about going fungal, it’s Paul Stamets. I have often wondered whether he has been infected with a fungus that fills…

nautil.us


How Psilocybin Can Save the Environment - Issue 90 : Something Green - Nautilus
http://nautil.us/issue/90/something-green/how-psilocybin-can-save-the-environment

How Psilocybin Can Save the Environment - Issue 90: Something Green - Nautilus

Last week, biologist and writer Merlin Sheldrake introduced Nautilus readers to Paul Stamets, a mycologist who preaches that mushro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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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드레이크 씨는 10대 시절부터 Stamets 씨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심한 말더듬증에 시달리고 있었던 Stamets 씨였는데, 매직버섯(Magic mushroom)을 섭취하여 말더듬증이 치료되자, 균류의 연구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by Dusty Yao-Stamets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aul_Stamets_with_Agarikon.jpg


어느 날 쉘드레이크 씨가 '스타트렉'에서 딴 '스타쉽 아가리콘'이라고 이름 붙여진 Stamets 씨의 연구시설을 방문했습니다. Stamets 씨는 버섯을 원료로 한 꿀벌용 시약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작물의 수분을 도와 세계 농업의 3분의 1에 영향을 미치는 꿀벌이지만, 최근에는 군집 붕괴 현상에 의해 수가 격감하고 있고, 그 요인 중 하나로 진드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드기는 꿀벌의 체액을 빨아 건강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는데, 특히 꿀벌응애(Varroa destructor)는 다양한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을 매개하기 때문에 이것이 꿀벌의 격감을 초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 문제에 버섯의 힘을 활용하려고 연구에 몰두하던 Stamets 씨는 '진균추출물은 항바이러스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설탕물에 말굽버섯과 영지 추출물을 추가한 먹이를 개발. 실제로 꿀벌에게 먹여보았는데, 벌의 날개가 변형되어 버리는 Deformed wing 바이러스의 감염률이 79분의 1이 된 것 외에 서양 꿀벌에 만연한 Lake Sinai 바이러스의 감염률은 4만 5000분의 1로 감소했습니다.

by Fungi Perfecti. https://fungi.com/pages/bees


바이러스는 꿀벌이 가지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Stamets 씨의 연구가 군집 붕괴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Stamets 씨가 개발한 꿀벌에 버섯 유래의 먹이를 주는 먹이장치 'Bee Mushroomed Feeder'는 발표 후 몇 달 동안 수십만 건의 주문이 쇄도하여 한때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버섯을 사용하여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는 꿀벌을 도울뿐만 아니라, 보다 직접적으로 지구환경을 개선시키려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Stamets 씨에 따르면, 워싱턴의 메이슨군은 폐수에 포함된 대장균 · 농약 · 질산 · 인 등 수질 오염의 원인물질을 느타리버섯으로 분해시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by Paul Comstock. https://www.flickr.com/photos/13577845@N05/10158818504/


이처럼 균류를 이용하여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은 버섯을 의미하는 'myco'와 환경 개선을 의미하는 'remediation'에서 따 'Mycoremediation'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또한 Stamets 씨는 버섯의 스폰지 같은 미세한 균사체를 이용하여 대장균이나 중금속을 여과하는 기술 'Mycofiltration'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Stamets 씨가 버섯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환경 분야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매직버섯에 포함된 실로시빈에는 뇌의 회로를 재가동시키는 작용이 있다는 연구결과 등 의료분야에서의 응용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로시빈에 주목하던 Stamets 씨는 2017년에 개최된 이벤트에서의 강연에서 "실로시빈은 알츠하이머병 등의 다양한 증상에 효과가 있어서 미래에는 비타민처럼 부담없이 섭취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발언했습니다.

2020년 현재에도 연 2회 정도 매직버섯으로 환각체험을 하고 있다는 Stamets 씨는 버섯의 매력에 대해 묻는 Nautilus의 인터뷰에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마음이 아프지만, 한 번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해본다면 깊은 지혜와 감사가 솟아나올 것입니다.", "실로시빈이 우리의 건강관리에 포함되면 알츠하이머병 등으로 매일 몇 명의 아인슈타인이 손실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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