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귀가 당나귀가 되어 버린 왕으로 알려진 미다스 왕은 신의 시종을 환대한 데 대한 답례로 '접촉하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능력'을 얻었다는 일화로 유명합니다. 그런 미다스 왕의 힘으로 '지구가 통째로 황금으로 변한다면?'이라는 사고실험을 YouTube 채널 Kurzgesagt가 애니메이션으로 설명합니다.

What if the World turned to Gold? - The Gold Apocalypse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VB_GWz25B3Q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리지아의 왕 미다스는 만취한 채 궁궐에 끌려온 실레노스를 10여 일간 주야를 가리지 않고 환대하는 잔치를 열어, 풍요와 음주의 신 디오니소스로부터 '어떤 소원이든 한 가지만 이루게 해준다'는 포상을 받았습니다. 미다스 왕이 원했던 것은 '접촉하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능력'이었지만, 이 능력은 자신의 딸도 황금으로 바꿔버리는 등 저주와 동일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지구가 황금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생각하기 전에 우선 118개의 중성자를 갖는 원자번호 79의 원소 '금' 자체에 대해 고찰합니다.


금은 녹슬지 않는 광택을 가지며 변형되기 쉬운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특성은 양성자와 전자의 전기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이 아닌 것을 금으로 바꾸는 능력은 원자 자체를 변화시키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Kurzgesagt의 마스코트인 오리를 예로 들면, 오리는 수소 · 탄소 · 산소 등의 원자번호가 '가벼운 원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오리가 황금으로 변했다는 것은 이러한 가벼운 원자 모두가 전자, 양성자, 중성자를 얻어 금원자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전자, 양성자, 중성자를 얻은 결과로 오리의 질량은 갑자기 33배가 될 뿐만 아니라 밀도는 20배 이상이 되어 버립니다.


만약 전설대로 오리가 그 모양 그대로 황금으로 바뀌었다고 한다면, 이 밀도에서는 금원자가 서로 너무 가까이 존재하므로 거센 반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0.5톤의 TNT에 상당하는 폭발을 일으킨다고 예상됩니다. 만약 미다스 왕이 오리를 만진다면 폭사한 미다스 왕과 흩뿌려진 금가루만 남을 것입니다.


이것은 전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이므로, 미다스 왕의 파워를 각각의 원자를 금원자로 바꾸는 능력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원자의 구성물질을 금원자로 재구성한다'는 능력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질량은 불변이므로 미다스 왕은 안심하고 오리를 터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밀도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금은 오리보다 밀도가 20배 가까이 높으므로 황금으로 변한 오리의 내부는 스펀지처럼 되어 버립니다.


그럼 이 능력을 가진 미다스 왕이 실수로 넘어져 지구를 터치했다면 어떻게 될까?


미다스 왕의 힘으로 지구가 황금이 된 경우, 그 내부는 오리처럼 스펀지 상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틈새는 오리의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아니지만, 지구의 경우에는 큰 문제입니다. 지구의 경우 중력이 크기 때문에 틈새를 메우는 형태로 수축이 발생하고 결국 지구는 반지름이 3분의 2가 될 때까지 작아져 버립니다.


이 수축은 급격하게 발생하므로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은 공중에 떠오르게 됩니다. 수축현상 자체는 대략 10분 정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되며, 모든 생물뿐만 아니라 기차와 배 등 바닥에 고정되지 않은 모든 물체가 뜬 상태가 계속됩니다. 그리고는 수축현상의 종료와 함께 지면과 충돌합니다. 이 충돌은 '지구가 시속 3만 km로 부딪쳐 오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부딪힌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산산조각이 납니다. 따라서 모든 생물은 '붉은 웅덩이'로 변해버립니다.


지구의 중심핵은 100만℃의 초고온에 도달합니다.
충돌은 매우 강력한 충격파를 만들어 대기권을 크게 팽창시키고 지구의 표면온도는 수십만℃의 고온에 도달하여 지구상의 모든 것은 순식간에 증발해 플라즈마 구름으로 변합니다.


다수의 원자는 플라즈마 구름에 섞이는 형태로 대기권에서 탈출하여 지구는 태양 이상의 밝기로 일시적으로 빛납니다. 그리고 며칠만에 이 현상은 진정되어 지구는 황금빛 작은 공이 됩니다.


미다스 왕의 파워가 '닿은 물체의 부피를 변화시키지 않고 황금으로 바꾸는 능력'이라고 가정하면, 지구는 팽창도 수축도 하지 않지만 한순간에 질량이 증가합니다. 황금의 밀도는 지구의 3.5배이므로, 미다스 왕의 터치에 의해 지구의 무게는 갑자기 3.5배가 됩니다. 이는 지구상의 중력이 갑자기 3.5배가 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역도 세계챔피언이지 않는 한 자신의 무게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중력이 3.5배 증가하면 나무와 건물이 붕괴하고 새와 비행기 등은 낙하하여 표면에 충돌합니다. 그리고 대기의 무게와 압력까지 3.5배가 됩니다.
공기압이 3.5배 증가하면 압축된 공기에 의해 온도가 150℃까지 상승합니다. 이 상승으로 지상의 모든 것이 노릇노릇 구워지고 도망칠 곳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금은 전연성이 뛰어난 부드러운 금속입니다. 이에 산맥 전체가 자중에 의해 무너져 내립니다.
이 현상은 육지에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바다는 오목한 부분이 매워져 해발이 평균화됩니다.


최종적으로는 초고기온과 수심 3km의 바다로 덮인 행성이 남게 됩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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