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메이저 '셰브론'을 환경과 건강 피해를 이유로 고소한 변호사가 600일 이상 구금된 상태

자본력과 정치력으로 석유 채굴 · 생산 · 수송 · 정제 · 판매까지 모든 단계를 수직통합하고 석유자원의 대부분을 과점하고 있는 석유 메이저 중 하나인 셰브론을 고소했던 변호사가 그 반격에 의해 2019년 8월 이후 자택구금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Manufacturing Disgrace: Reuters Distorts Chevron v. Donziger — FAIR
https://fair.org/home/manufacturing-disgrace-reuters-distorts-chevron-v-donziger/

Manufacturing Disgrace: Reuters Distorts Chevron v. Donziger

The lawyer who took on Chevron – and now marks his 600th day under house arrest | US news | 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us-news/2021/mar/28/chevron-lawyer-steven-donziger-ecuador-house-arrest

The lawyer who took on Chevron – and now marks his 600th day under house arrest

600일 이상을 집에서 구금당하고 있는 변호사 스티븐 도진가 씨는 1993년 에콰도르의 아마존 지역의 환경오염을 조사하는 법무팀에 합류하여 현지 시찰을 실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진가 씨가 목격한 것은 나중에 셰브론의 산하가 되는 텍사코가 운영하는 시추기지와 채굴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유를 흘려보내기 위한 올림픽 수영장 크기의 구멍이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이 구멍에서 새어 나온 폐유는 원주민이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강에 흘러들어가 위암 · 간암 · 후두암 · 소아 백혈병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Summary of Independent Health Evaluations of Area of Ecuador’s
Rainforest Where Chevron Operated from 1964 to 1990
https://chevroninecuador.org/assets/docs/cancer-summary.pdf

이 결과를 바탕으로 원주민 약 3만 명이 1993년 텍사코에 대한 집단소송을 제기하였고 이 원고단의 변호사가 도진가 씨였습니다. 초기에는 텍사코 본사가 위치한 뉴욕의 법원에서 소송이 제기되었지만, 텍사코의 인수로 피고인이 된 셰브론가 에콰도르에서 심리할 것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뉴욕의 법정은 에콰도르의 판결을 받아들인다는 조건을 셰브론에 인정하게 한 다음, 에콰도르에 관할권을 이행했습니다. 이 소송은 에콰도르 대법원에서 다루어져 2011년에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여 셰브론에 95억 달러(약 11조 원)라는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by Roo Reynolds. https://www.flickr.com/photos/rooreynolds/

그러나 셰브론은 에콰도르의 판결을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뒤집어 "도진가 씨 등 원고단은 법원 직원에게 50만 달러의 뇌물을 보내고 증거를 조작했다. 도진가 씨는 셰브론을 상대로 수십억 달러를 갈취한다는 국경을 초월한 계획의 배후"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의 지불을 거부했습니다. 도진가 씨에게는 마피아 조직범죄 등에 적용되는 RICO법을 위반했다며 뉴욕시에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심리를 담당한 맨해튼 연방법원의 루이스 카플란 판사는 도진가 씨와 원고단이 강요나 뇌물, 돈세탁 범죄 행위에 관여했다며, 에콰도르 대법원이 셰브론에 부과한 수백만 달러(수십억 원) 가량의 손해배상금의 지불은 무효이고, 도진가 씨는 셰브론의 법정비용 수백만 달러를 지불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대해 도진가 씨는 항소했지만, 카플란 판사는 도진가 씨에게 PC나 전화 등 전자기기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셰브론에 제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도진가 씨가 다른 고객의 기밀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며 변호사의 의뢰인 비밀유지 특권을 방패로 거부했는데, 카플란 판사는 법정모욕죄로 도진가 씨를 기소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8월 도진가 씨는 법정모욕죄의 심리를 기다리는 동안 자택구금을 계속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왼쪽 발목에 감시용 GPS 발찌가 부착되었습니다. 일련의 판결에 대해 노벨상 수상자 29명과 배우 알렉 볼드윈, 핑크 플로이드의 보컬 로저 워터스 씨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2021년 4월 시점에서 도진가 씨의 구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