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온동물인 포유류는 바깥 기온이 변화해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공기 중보다 체온이 빼앗기기 쉬운 수중에 서식하는 포유류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 중에서도 해달은 수생 포유류 중에서도 특히 몸이 작아 열이 발산되기 쉽지만 오호츠크해와 북미 연안 등의 추운 해역에서 별탈없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해달이 어떻게 추운 바다에서 체온을 유지하는지에 대해 텍사스A&M대학의 연구자들이 설명했습니다.

Sea otters demonstrate that there is more to muscle than just movement – it can also bring the h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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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 otters demonstrate that there is more to muscle than just movement – it can also bring the heat

New research finds that ‘leaky mitochondria’ help keep sea otters w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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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공기보다 빨리 체온을 빼앗기 때문에 많은 수생 포유류는 단열을 위해 두꺼운 지방층을 가지고 있지만, 몸의 작은 해달은 두꺼운 지방이 없습니다. 대신 해달은 1제곱인치(약 6.45제곱센티미터)당 100만 가닥이라는 경이적인 밀도의 체모로 이루어진 모피를 가지고 있어 이 모피에 넣은 공기의 층이 단열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모피를 유지보수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어 해달이 하루 활동의 10%는 모피 속의 공기를 유지하기 위한 손질에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Grooming Otter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Z4OKk2lErwc


그러나 아무리 밀도가 높은 모피가 열의 방출을 막아준다고는 해도 그것만으로 해달이 추운 바다에서 살아남는 것은 아닙니다. 해달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의 대사기능을 이용하고 있는데 같은 크기의 육생 포유류에 비해 대사율은 약 3배나 높다는 것. 대사가 좋다는 것은 에너지효율이 나쁘다는 의미로 인간이 하루에 필요한 음식은 체중의 2% 정도인 반면 해달은 하루에 체중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합니다. 해달의 음식섭취량을 체중 70kg의 인간에게 적용하면 하루에 14kg 이상의 음식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동물이 섭취한 음식은 그대로의 형태로 사용할 수 없고, 우선은 소화기관이 지방이나 당 등의 영양소로 분해하고 혈액으로 옮겨져 몸의 다양한 조직의 세포에 흡수됩니다. 그리고 세포내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이 섭취한 영양소를 '생체에너지 통화'라고도 불리는 아데노신삼인산(ATP)으로 변환하여 이 ATP를 에너지로 만들어 세포는 일합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영양소가 ATP로 변환되는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영양소가 ATP로 변환되지 않고 열에너지로서 발산되고 있으며, 많은 척추동물은 일부러 ATP변환효율을 낮추어 열을 생산합니다. 체내의 모든 조직에서는 대사와 함께 열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포유류의 체중의 약 30%를 차지하는 근육은 특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열을 만듭니다. 운동을 하면 몸이 뜨거워지는 것은 근육의 대사로 영양소가 열로 변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텍사스A&M대학과 알래스카사우스이스트대학, 몬터레이베이수족관 등의 팀이 실시한 해달의 대사기능에 관한 연구에서는 다양한 연령과 크기의 해달에서 채취한 근육샘플을 산소소비량이 측정되는 작은 방에 놓고 근육조직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는지 모니터링했습니다.

대사과정을 자극하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미토콘드리아가 ATP 생산에 사용한 에너지량과 열로 변환된 에너지량을 측정했는데, 해달의 근육은 매우 비효율적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많은 에너지가 ATP로 변환되지 않고 열로 발산되었는데 이것이 추운 바다에서 해달이 체온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놀랍게도 스스로 수영할 수 없는 어린 해달의 근육에서도 성체와 비슷한 대사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우리의 연구는 근육이 분명히 활동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지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을 극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만약 향후의 연구에서 안전하고 가역적으로 안정시의 골격근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개발되면 의사는 비만을 억제하기 위해 환자가 연소하는 칼로리량을 늘리는 치료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골격근 대사량을 감소시키는 방법이 개발되면 장시간 우주여행 등에 필요한 식량과 자원의 양을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망합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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