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의 배아에 인간의 줄기세포를 주입하여 '하이브리드 배아'를 만드는 실험을 통해 인간과 원숭이의 세포를 함께 성장시켜 최대 19일간 생존시키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전적 근연종의 하나로 알려진 필리핀원숭이(Macaca fascicularis)와 인간의 세포를 동시에 성장시켜 그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향후 이식용 장기의 제조 및 의약품의 시험 등에 응용할 수 있다고 기대되지만, 윤리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Chimeric contribution of human extended pluripotent stem cells to monkey embryos ex vivo: Cell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1)00305-6
First monkey–human embryos reignite debate over hybrid animals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1001-2
Embryos That Are Part Monkey, Part Human Raise Ethical Concerns : Shots - Health News : NPR
https://www.npr.org/sections/health-shots/2021/04/15/987164563/scientists-create-early-embryos-that-are-part-human-part-monkey
인간과 동물의 세포를 합성생육시켜 '하이브리드 배아' 또는 '키메라 배아', '동물성 집합 배아'라고 불리는 배아를 만들 수 있다면 동물의 체내에서 인간의 장기와 신체조직을 만들 수 있어서 재생의료 및 당뇨병 치료 연구에 도움이 됩니다. 2018년에는 인간과 양의 하이브리드 배아를 만드는 연구가 발표되었고, 2019년에는 쥐의 체내에서 사람의 세포로 만들어진 장기를 발달시키는 실험이 일본에서 승인되었습니다.
World's first human-sheep hybrids pave way for diabetes cure and mass organ transplants
http://www.telegraph.co.uk/news/2018/02/17/worlds-first-human-sheep-hybrids-pave-way-diabetes-cure-mass/
2021년 4월 15일 학술지 Cell에 발표된 논문에서 인간과 원숭이의 하이브리드 배아 생성에 성공했다고 미국의 솔크연구소와 중국의 쿤밍이공대학 연구팀이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필리핀원숭이로부터 적출한 난자를 수정시켜 6일 후 수정란에 인간의 유도만능 줄기세포(iPS 세포) 25개를 주입하여 배양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사람과 필리핀원숭이의 하이브리드 배아는 세포분열에 의해 132개로 증가했지만, 작성 후 10일 후에는 103개로 감소. 17일 후에는 12개까지 감소하여 3개가 19일까지 생존했습니다.
솔크연구소의 Juan Carlos Izpisua Belmonte 교수는 실험결과에 대해 "이런 Ex vivo(생체외)의 연구를 거듭하여 충분한 지식을 축적하면,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세포와 조직을 만들어 이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냅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시간대학의 제프리 프랫 교수는 미국의 뉴스미디어 NPR와의 인터뷰에서 "Izpisua Belmonte 교수의 연구는 '발생 과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심장이나 신장, 폐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에 매우 설득력있는 증거를 제시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과학자 중에는 생명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를 우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탠포드대학의 생명윤리학자인 행크 그릴리 씨는 "우리가 '혹성탈출'이 현실이 되는 직전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악의적인 과학자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로는 아닙니다. 페트리 접시를 넘어서도 좋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Izpisua Belmonte 교수팀은 향후 생명윤리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듭하면서 이번 연구에서 얻어진 하이브리드 배아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연구를 계속하여 인간과 원숭이의 세포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밝혀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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