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산소에 의해 구성되는 물인 '중수'는 원자로의 감속재와 방사선 치료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수가 '보통의 물보다 달콤하다'는 사실이 체코과학아카데미와 히브리대학에 소속된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Sweet taste of heavy water | Communications Biology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1-01964-y


중수를 구성하는 중수소는 보통의 수소와 거의 같은 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수의 끓는점과 녹는 점, pH 등의 화학적 특성은 일반 물과 거의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에 따르면 '중수가 보통의 물보다 달콤하다'는 내용의 논의가 1930년대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것. 그래서 연구팀은 인간과 마우스를 대상으로 중수가 달게 느껴지는 원인을 조사했습니다.

먼저 연구팀은 중수가 정말 달콤하게 느껴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감미료와 감칠맛 성분, 쓴맛 성분을 중수와 물에 여러 농도로 용해한 샘플을 준비하였고, 피실험자에게 단맛 수준을 9단계로 평가하도록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포도당(b)', '자당(c)', '시클라메이트(d)' 등 감미료를 중수에 용해하면 보통의 물에 녹아있는 경우에 비해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보통의 물에 중수를 섞어 먹인 결과(a) 중수의 혼합양이 많아질수록 단맛이 강해졌습니다.


다음은 25명의 피실험자에게 중수와 단맛을 느끼는 수용체의 활성을 억제하는 물질인 'lactisole'을 섞은 중수를 마시게 하여 어느 쪽이 달콤하게 느껴지는지를 평가한 결과, 18명의 피실험자가 'lactisole가 포함되지 않은 중수가 달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중수', 'lactisole을 섞은 중수', '물', 'lactisole을 섞은 물'이라는 4종류의 샘플의 단맛을 9단계로 평가하도록 요청한 결과, '중수'가 다른 3종류의 샘플보다 달게 느껴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실험결과에 연구팀은 '인간의 혀에는 중수를 달콤하게 느끼는 수용체가 포함되어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연구팀은 마우스의 혀에도 중수를 달콤한 느끼는 수용체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마우스를 2종류의 액체를 마실 수 있는 사육상자에 넣어 마우스가 각각의 액체를 마신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사육상자에 물과 중수를 넣은 경우(a)에는 2가지의 액체를 마시는 시간에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고, 물과 '자당을 용해한 물'을 넣었을 경우(b)에는 '자당을 용해한 물'을 마시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마우스는 자당을 달콤하게 느끼지만, 중수로는 달콤함을 얻지 못한다'고 추측했습니다.


위의 결과에 따라 연구팀은 '마우스의 단맛 수용체는 중수를 달게 느끼지 않고 인간의 단맛 수용체는 중수를 달게 느낀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인간의 단맛 수용체인 'TAS1R2'와 'TAS1R3'의 분자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물보다 중수 쪽이 약간 'TAS1R2', 'TAS1R3'와 결합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중수가 달게 느껴지는 이유의 상세한 내용은 규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TAS1R2', 'TAS1R3'의 상세한 구조를 알면 중수가 달콤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명확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추가적 연구에 의해 중수가 달콤하게 느껴지는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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