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수컷과의 짝짓기로 산란한 적이 있는 암컷 상어가 수컷과 격리된 수년 후에 단독으로 알을 낳는 데 성공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상어는 자손을 남기기 위해 짧은 시간에 유성생식에서 무성생식으로 번식전략을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Switch from sexual to parthenogenetic reproduction in a zebra shark : Scientific Reports
http://www.nature.com/articles/srep40537
Female shark learns to reproduce without males after years alone | New Scientist
https://www.newscientist.com/article/2118052-female-shark-learns-to-reproduce-without-males-after-years-alone/
퀸즐랜드대학의 크리스틴 다제언 박사 연구팀은 수컷과 분리되어 수년이 지난 후 암컷이 단독으로 산란한다는 흔치 않은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이 상어는 '레오니'라고 이름 붙여진 암컷 제브라상어(Zebra Shark)로 호주의 리프수족관에서 사육되는 개체입니다. 레오니는 1999년에 수컷과의 짝짓기로 몇 번의 산란을 거쳐 총 24마리의 새끼가 부화했습니다. 그 후 2012년에 수컷이 다른 수조로 옮겨져 수컷이 없는 환경에서 지냈는데 2016년에 단독으로 산란에 성공했습니다.
수컷과 교미하지 않고 암컷 단독으로 산란하는 무성생식 자체는 드물지 않지만, 유성생식이었던 동물이 무성생식으로 변화하는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특히 유성생식에서 산란 경험이 있는 개체가 무성생식으로 전환하는 예는 일부의 가오리나 보아뱀에서 관찰된 적이 있을 뿐으로, 상어로서는 최초의 관찰사례가 되었습니다.
다제언 박사는 몇 년 전에 짝짓기한 수컷의 정자를 사용하여 다시 수정했을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태어난 치어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모체인 레오니 유래의 것밖에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레오니는 단독생식으로 자손을 남긴 것입니다.
대제온 박사는 유성생식이었던 상어가 환경의 변화로 인해 무성생식으로 전환하는 전략은 생존경쟁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유성생식으로 자손을 남기던 생물이 무성생식을 한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근친교배이므로 유전적으로는 불리해진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수컷이 없어 교배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생존전략으로서 매우 우수하다고 다제언 박사는 추정합니다.
덧붙여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유성생식에서 무성생식으로 전환하는 번식전략을 보여준 제브라상어는 IUCN의 레드리스트에 실린 멸종위기동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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