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학교에서는 가난한 아이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학교의 Wi-Fi 비밀번호를 주변 주민에게 팔고 있다고 비영리 저널리즘 조직인 Rest of World가 보도했습니다.
South African students are selling school Wi-Fi passwords for lunch money - Rest of World
https://restofworld.org/2021/south-african-students-are-selling-school-wi-fi-passwords-for-lunch-money/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풍족하고 통신 인프라가 발달한 국가인 동시에 2014년 시점의 지니지수(지니계수를 퍼센트로 표시한 것)가 세계 최고인 63으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입니다. 참고로 미국의 지니지수는 41.5입니다.
이러한 소득격차가 있기 때문에 남아프리카의 가난한 가정에서는 만족스럽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Rest of World의 취재를 응한 타보 군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빈곤층 아이 중 한 명입니다. 타보 군은 학교의 Wi-Fi 패스워드를 전달하면 대가로 10~20랜드(약 750~1500원),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50랜드(약 3770원)를 벌 수 있다고 말합니다.
타보 군이 다니는 요하네스버그 남동부에 위치한 두두자의 중학교는 학생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Wi-Fi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편 학교 주위에 있는 가정 대부분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고, 휴대폰으로도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타보 군 등의 빈곤층 학생은 그러한 주변의 주민에게 Wi-Fi의 패스워드를 팔아 점심식사를 위한 비용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많은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제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고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국내 통신사들에게 통신료를 최대 50% 낮추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남아프리카의 주요 통신사 3개사는 2020년 데이터 통신요금 인하와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 통신료의 무상화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요금인하는 느리게 진행되었고 빈곤선인 월수입 561랜드(약 42000원) 이하의 가정이 많은 두두자에서는 최저가인 450랜드(약 34000원)하는 무제한 4G통신 플랜에 가입할 여유가 없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타보 군이 다니고 있는 Tandi Eleanor Sibeko중학교나 그 근처에 있는 Asser Maloka중학교에서는 이 두 학교의 Wi-Fi를 이용하기 위해서 6km나 걸어 학교의 근처까지 오는 주민도 있다고 합니다. 다반에 사는 교제중인 여성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학교의 Wi-Fi를 이용하고 있는 본가니 버디 씨는 Rest of World에 “Wi-Fi를 사용할 수 있다면 산에도 오릅니다. 경비원에게 쫓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Wi-Fi가 있는 덕분에 약물매매나 비행에 손을 대지 않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합니다.
버디 씨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많은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실직 중이어서 2km를 걸어 학교의 Wi-Fi를 통해 연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일자리를 찾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50회 넘는 이력서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주변 주민들이 Wi-Fi를 사용하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는 수업 중에 인터넷이 매우 느려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몰래 학교의 Wi-Fi가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 측도 지금까지 몇 가지 대책을 실시했지만 모두 효과가 없었습니다. Tandi Eleanor Sibeko중학교의 모에니 스코사나 교장은 “아무리 노력해도 젊은이들을 학교부지에서 쫓아낼 수 없었다"고 토로합니다. 본교의 정보통신기술위원회의 본가니 마시무라 대표는 “우리의 학교에는 최신예의 카메라 시스템이나 시큐리티 기기가 있었습니다만, 밤 중에 전부 도난당해 버렸습니다. 이 지역의 인터넷의 평등은 사회적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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