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유럽인의 유전자를 해석한 연구에서 감염증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유전자적인 적응과 염증성 질환이나 자가면역 질환 사이에서 관련성이 밝혀졌습니다.

Genetic adaptation to pathogens and increased risk of inflammatory disorders in post-Neolithic Europe: Cell Genomics
https://doi.org/10.1016/j.xgen.2022.100248

Using paleogenomics to elucidate 10,000 years of immune system evolution | Institut Past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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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ing paleogenomics to elucidate 10,000 years of immune system evolution

Scientists from the Institut Pasteur, Université Paris Cité, the CNRS and the Collège de France have used paleogenomics to trace 10,000 years of human immune system evolution. They analyzed the genomes of more than 2,800 individuals who lived in 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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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생물학자인 J·B·S·홀덴 씨는 1950년대에 “적혈구의 이상을 일으키는 돌연변이가 아프리카에서 자주 보이는 것은 이 지역에서 매년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고 있는 감염증인 말라리아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병원체가 인류의 가장 강한 선택압 중 하나임을 보여주는 이 가설은 나중에 여러 연구로 뒷받침되었지만 감염이 대유행한 시대에서는 어땠는지, 그 영향이 현대의 염증성 질환과 자가면역 질환의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Gaspard Kerner 씨 연구팀은 지난 1만 년 동안 유럽에 살았던 사람 2,879명의 게놈을 분석하는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감염에 대한 적응이 인류의 유전자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크게 나누어 3개의 지견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1만 년 동안 유럽에서 빠르게 증가한 돌연변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는데 유리한 '양의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 이 돌연변이는 주로 자연 면역반응에 관한 89개의 유전자 중에 존재하는데 예를 들면 ABO 혈액형 시스템을 담당하는 유전자나 항바이러스 활성을 담당하는 유전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연구팀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병원체에 대한 유전적 적응을 나타내는 이들 '양의 자연선택'의 대부분은 청동기 시대의 시작부터 약 4500년 전 즈음으로 비교적 최근에 일어났습니다. 이 변화의 가속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현상은 페스트와 같은 심각한 감염증과 관련되는 강한 선택압에 의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발견은 최초 발견과는 반대로 지난 10,000년 동안 특정 유전자 변이가 급감하는 '음의 자연선택'도 청동기 시대에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리한 돌연변이 대부분은 자연 면역반응과 관련된 유전자에 존재하고 감염 위험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실험적으로 확인된 돌연변이었습니다.

그리고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과거에 병원체가 끼친 자연선택으로 인해 감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갖기 위한 유전자가 유리하게 된 결과 현대의 자가면역질환이나 염증성질환의 리스크가 높아졌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결핵·간염·HIV·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관절 류마티스·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염증성 장질환의 감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수천 개의 돌연변이가 조사대상이 되었습니다.

분석 결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질환의 위험 상승과 관련된 돌연변이가 지난 10,000년 동안 빈도를 증가시켰고 반대로 감염성 발병위험과 관련된 돌연변이의 빈도는 감소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연구팀을 이끈 파스퇴르 연구소인 Lluis Quintana-Murci 씨는 “이 연구결과는 신석기 시대부터 유럽인의 염증성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고 감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돌연변이가 양의 자연선택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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