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빅뱅에 의해 대량의 수소와 헬륨이 생성되어 별 내부의 핵융합 반응으로 더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소에서 생명의 기원이 되는 아미노산과 같은 복잡한 분자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운석에 포함된 분자의 질량 분포와 화학진화 시뮬레이션의 비교에서, 생명이 탄생하기 약 90억 년 전의 초기 우주에 아미노산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952년 화학자 스탠리 밀러와 해럴드 유리는 약 40억 년 전 지구상의 상태를 재현하는 유명한 실험을 했다. 물, 암모니아, 메탄, 수소를 밀폐된 플라스크에서 혼합하여 가열하고, 번개를 본뜬 불꽃으로 자극을 준 것이다. 이 실험이 유명해진 이유는, 그로부터 며칠 후 플라스크가 아미노산 등의 복잡한 유기분자로 가득 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미노산은 생명을 구성하는 데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실험 결과가 암시하는 것은 분명했다. 생명을 만들어내는 기본 요소가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면, 생명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 것도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주에서도 환경만 갖추어져 있다면 어디서든지 생명이 태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가능성이 잠정적으로 떠올랐다.

이후 천문학자들은 다른 행성, 소행성, 심지어 성간 공간에서도 동일한 분자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그리고 몇 가지 흥미로운 의문이 생겼다. 우주에서 분자는 초기 어떻게 해서 형성된 것인가. 더 복잡한 분자의 형성이 시작된 것은 언제였는가. 그리고 이로부터 생명의 기원에 대해 무엇인가 나타나는 것일까.


현재 미국 시애틀의 시스템 생물학 연구소(Institute for Systems Biology) 소속 스테에와토 카우프만 박사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트뵈시 로란드 대학 연구팀의 연구에서 하나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박사는 초기 우주에서 분자가 생성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여 현재의 우주 공간에서 천문학자들에 의해 관찰되는 화학 물질의 조합이 재현되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합성생물학을 사용하여 연구실내에서 생명의 기원을 재현할 가능성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먼저 배경을 조금 설명하면, 지구에서 생명은 약 40억 년 전에 현재와는 매우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것 같다. 밀러와 유리는 그러한 환경을 그 유명한 실험으로 재현해냈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한 화학물질의 혼합물은 어떻게 지구에 생긴 것일까. 천문학자들은 물이나 암모니아 등의 간단한 분자뿐만 아니라 다환방향족 탄화수소 및 아미노산 등 더 복잡한 분자까지도 우주 공간에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내고 있다. 이 다양한 분자들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대강의 대답은 이렇다. 빅뱅이 대량의 수소와 헬륨을 만들어, 그것을 먼저 태어난 별들이 핵융합 반응으로 탄소, 산소, 질소 등의 더 무거운 원소를 낳았다. 그리고 더욱 진행된 별의 형성에 의해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더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원소가 결합하여 분자를 형성한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 중 하나는 발생할 수 있는 분자의 종류가 너무 많다. "결합(원자) 수가 많아지면서 생길 수 있는 분자의 종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카우프만 박사는 말한다.


그래서 박사들은 문제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그 방법은 발생할 수 있는 분자의 질량에 주목하는 것이다. 여러 분자가 같은 질량을 가지고 있어서 대상의 종류가 적게 억제되어 검토도 상당히 용이하게 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분자의 질량 분포를 조사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 환경은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조사한 어느 곳보다 화학적 다양성이 가장 높은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카우프만 박사는 'PubChem'라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지구상의 분자 질량의 분포 데이터를 조사했다. PubChem에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분자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9,000만 개 이상의 분자의 정보가 축적되어 있다. 질량 분포의 피크는 약 290달 톤(탄소 원자 약 24개분의 질량에 해당) 부근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290달 톤 정도의 질량을 가진 다른 분자는 많이 존재한다. 또한, 분포 그래프는 질량이 큰 쪽이, 옷자락이 길게 뻗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수천 돌턴의 질량을 가진 분자도 존재하고 있다.

이어 연구팀은 이 질량 분포를 머치슨 운석과 비교했다. 이 대형 운석은 1969년에 우주에서 호주의 머치슨 마을에 낙하한 것으로, 잘 조사되어 있다.

다양한 분석으로 머치슨 운석은 최소 5만 8,000종류의 분자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단, 실험상의 이유에 의해, 200달 톤 이하 및 2000달 톤 이상의 분자에 대해서는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카우프만 박사는 이 누락을 수정해야 한다.


이러한 분자의 질량 분포는 PubChem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볼 수 있는 지구상의 분자 질량 분포와 유사한 패턴으로 되어있다. 머치슨 운석의 분자의 질량 분포의 피크는 약 240달 톤 가량에 있으며, 옷자락이 길다. 이 결과는 유용하다. 머치슨 운석의 유래는 약 50억 년 전 태양계 형성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며, 물질의 조성이 초기 화학진화의 모습을 단적으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카우프만 박사의 논문의 열쇠가 되는 개념은, PubChem 데이터베이스와 머치슨 운석의 분자의 질량 분포를 비교함으로써 복잡한 분자가 초기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이 퍼즐의 중요한 점은, 이번에 나타난 질량 분포 패턴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것을 찾기 위해 카우프만 박사는 존재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모두 조사하여, 분자가 두 가지 과정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비교적 큰 분자는 무작위로 축적된 작은 분자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긴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거쳐, 존재할 수 있는 작은 분자와 구조의 거의 모든 것이 만들어집니다"라고 카우프만 박사는 말한다.

그러나 매우 큰 분자의 형성은 임의의 축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카우프만 박사는 거대 분자는 '우선 흡착'이라는 다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펩티드 사슬과 다환방향족 탄화수소는 원자의 임의 축적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아미노산과 방향족 고리 등 더 큰 부품의 축적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두 과정이 각 분자의 질량 분포의 서로 다른 특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임의의 축적으로 비교적 빠르게 형성되는 작은 분자는 240달 톤 부근에서 피크를 일으킨다. 우선 흡착으로 만들어지는 더 큰 분자는 작은 분자보다 훨씬 뒤늦게 만들어져 분포상에서 긴 옷자락을 형성한다.

머치슨 운석과 지구에서, 이러한 2개의 질량 분포의 상대적인 크기를 비교하여, 과거를 추측, 우선 흡착 과정이 언제 시작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아미노산이 우주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언제인지를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사들에 따르면, 아미노산이 처음 등장한 것은 빅뱅으로부터 약 1억 6800년 이후라고 한다. 우주론의 관점에서 보면 순간에 불과한 시간이다.

이러한 모든 것을 감안하면 밀러와 유리에 의한 실험에 대해 매우 다른 견해가 생긴다. 그들의 실험은 지구상에서 생명이 태어났을 때의 상태가 아니라, 사실 초기 우주에서 아미노산이 처음 생겼을 때의 상태를 재현하고 있던 것이다. 아미노산의 생성은 사실 모두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일어났던 것 같다.


이 연구결과는 생명의 기원에 대해 생각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아미노산, 핵산, 기타 중요한 분자 같은 생명의 주성분이 생명이 탄생하는 80억 년에서 90억 년 전이라는 매우 이른 시일부터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라고 카우프만 박사는 말한다.

유리와 밀러의 실험 이후, 아미노산의 출현은 생명 탄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미노산이 출현하고 지구상에서 생명이 진화하는 상황이 될 때까지, 80억 ~ 90억 년의 세월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아미노산은 생명 탄생의 전조가 될 수 없다. "시료 안에 아미노산이 존재하고 있어도, 그것이 생명탄생의 전조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카우프만 박사는 말한다.

그들의 연구결과에 따라, 유리와 밀러의 실험을 몇 달 또는 몇 년 이상 계속해도 흥미로운 결과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 이유도 설명된다. 아미노산의 자기촉매에 의한 화학적 네트워크와, 심지어는 자기복제하는 생명의 분자로의 발전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컴퓨터에 의한 시뮬레이션에서도 생명의 기원에 관한 명확한 증거는 않았다.

이것은 우주는 생명으로 가득 차있을 수 있다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 생명의 기원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들은 생물학적 진화(카우프만 박사의 말을 빌리면 '화학진화 후'의 진화)가 일어나는 특별한 조건을 이전보다 더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명의 비밀은 이러한 분자패밀리의 상호 작용, 화학진화 후의 진화에 기록되어 있습니다."라고 카우프만 박사는 말한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다.

출처 참조 번역
The Clock of Chemical Evolution : 화학
진화의 시계
http://arxiv.org/abs/1806.06716

Theory of chemical evolution of molecule compositions in the universe, in the Miller-Urey experiment and the mass distribution o

Chemical evolution is essential in understanding the origins of life. We present a theory for the evolution of molecule masses and show that small molecules grow by random diffusion and large molecules by a preferential attachment process leading eventuall

arxiv.org

アミノ酸の生成はビッグバン直後、生命の起源に一石
https://ascii.jp/elem/000/001/711/1711024/amp/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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