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과 같은 근력이나 이빨이 없는 인류는 그 약점을 지혜로 보충함으로써 지구 상에서의 판도를 넓혀 왔습니다. 그런 인류가 다른 동물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신체적인 능력 중 하나가 '물건을 던지는 힘'입니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한층 뛰어난 투척력을 획득하게 된 경위를 생물학 전문가가 설명합니다.
How humans became the best throwers on the planet
https://theconversation.com/how-humans-became-the-best-throwers-on-the-planet-131189
야구의 투수가 발휘하는 투구속도는 해마다 빨라지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야구선수가 경기 중에 던진 공의 평균속도는 2008년~2020년 사이에 시속 약 1.5마일(약 2.5km) 개선되었습니다. 야구선수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은 근력이 인간을 훨씬 웃도는 침팬지보다 재빠른 공을 던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그랜드밸리주립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마이클 론바르드 교수에 따르면, 몸의 여러 부위를 고도로 연계시켜 사냥에서 먹이감을 포획할 수 있는 충분한 속도로 물건을 던질 수 있는 동물은 인간 외에는 없다고 합니다. 인류가 진화과정에서 이처럼 강력한 투척력을 획득하게 된 계기는 2족 보행을 시작한 것이 발단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00만 년 전 무렵의 비교적 초기 인류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에서도 물건을 잡고 던지는 것이 가능했다는 흔적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능력과 사냥이 가능할 정도로 능숙하게 잘 던지는 것은 별개입니다. 현대의 인류처럼 허리를 사용하여 몸통을 회전시켜 어깨, 가슴, 팔의 움직임을 연동시키고 정밀하게 빠른 투척이 가능한 능력을 획득하게 된 것은 약 200만 년 전의 갱신세에 살았던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의 계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호모 에렉투스가 고급 투척력을 획득한 이유로는 '사냥'과 '전투'라는 두 가지 설이 있으며, 특히 사냥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침팬지 같은 유인원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 물건을 던지기는 하지만, 사냥을 위해 투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투척력은 먼저 전투를 위해 사용되어 점차 사냥에 응용되었을 것이라고 론바르드 교수는 추정합니다.
투척력은 특히 수렵채집 사회의 남성에게 중요한 스킬이었습니다. 뛰어난 투척으로 사냥과 전투를 유리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사회에서의 위상도 높아져 결혼 상대도 쉽게 얻게 되고, 자연선택(도태)에 의해 남성의 투척력은 점차 높아져 갔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투척력에는 성차가 있습니다. 론바르드 교수에 따르면, 남성의 골격은 여성의 골격에 비해 물건을 던지는 데 적합하다는 것. 반면에 훈련을 받은 남성선수와 여성선수 사이에서는 투척의 정밀도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도 최근의 연구에서 밝혀졌습니다.
론바르드 교수는 "야구선수 팀 린스컴과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날씬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체격이 좋은 투수보다 빠른 공을 던집니다. 이러한 선수의 육체는 인류가 지구 상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가 될 수 있도록 진화되었다는 일종의 본보기입니다. 야구선수의 투척능력이 너무 향상되어 마운드와 타석의 간격을 띄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생물 & 생명공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억 년 전,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산소 대재앙'의 진상 (0) | 2021.04.09 |
---|---|
인류는 200만 년 전부터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였다 (0) | 2021.04.09 |
말이 생각보다 지능이 높은 것으로 '미러테스트'에서 드러나 (0) | 2021.04.08 |
불가사리의 동족상잔...어릴 때부터 서로를 포식 (0) | 2021.04.07 |
세포분열에 의한 증식이 가능한 인공생물을 제작 (0) | 2021.03.30 |
물만으로 성장하는 야채가 존재하는 이유 (0) | 2021.03.28 |
수경재배의 물갈이 포인트와 주의점 (0) | 2021.03.28 |
인간의 뇌를 다른 영장류보다 발달시키는 유전자가 특정되다 (0) | 2021.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