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야생 코끼리가 죽은 새끼를 계속 운반하는 행동을 취하는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2020년 8월 체코의 동물원에서 사육되었던 드릴(Mandrillus leucophaeus)이 새끼의 사체를 2일간에 걸쳐 가지고 다니다 먹어버리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이 행위에 대해 연구자들은 생식상의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Record of thanatology and cannibalism in drills (Mandrillus leucophaeus) | SpringerLink
https://doi.org/10.1007/s10329-023-01075-8
Zoo monkey eats her baby's corpse after carrying it around for days | Live Science
https://www.livescience.com/animals/monkeys/zoo-monkey-eats-her-babys-corpse-after-carrying-it-around-for-days
2020년 8월, 체코의 동물원에서 사육되었던 암컷 드릴이 한 마리의 수컷 색기를 출산했습니다. 이 새끼는 건강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출산 후 8일 만에 죽었다고 합니다.
이 드릴은 새끼가 죽은 후에도 이틀 동안 시체를 운반하며 동료나 사육사가 접근하는 것도 거부했고 수시로 새끼에게 시선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의 일원이자 이탈리아 피사대학의 영장류 연구자인 엘리자베타 파라기 씨는 “원숭이와 유인원은 흔히 죽은 새끼의 얼굴을 살피는데 아마 눈의 움직임을 감지하려는 시도로 새끼에게서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한다는 것은 아마 뭔가 잘못되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새끼의 반응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미 드릴은 침착을 잃고 시체를 끌거나 던지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최종적으로 새끼의 사체를 거의 모두 먹었습니다. 어머니는 새끼의 사체를 무리 원숭이와 공유하지 않고 자신이 모두 먹었다고 합니다.
파라기 씨는 “영장류의 어미가 출산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동족포식은 임신 후의 에너지를 회복하는 것을 돕는 적응진화 형질로 볼 수 있다”며 미래의 생식성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숭이와 영장류에 의한 동족포식 기록은 드물지만 2020년의 연구에서도 '새끼를 대상으로 한 동족포식이 생식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행동'이라고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보고된 사례를 살펴보면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원숭이의 새끼 사체를 무리의 구성원인 또 다른 암컷 원숭이가 먹고 2주 후에 새끼를 출산했다는 것.
파라기 씨의 연구팀은 드릴 새끼가 죽은 시기도 동족포식이 발생한 요인 중 하나로 보았습니다. 파라기 씨는 “새끼가 어릴수록 어미와 새끼 사이의 애정이 동족포식을 막을 정도로 강해질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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