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近藤麻理恵 · Kondo Marie) 씨의 '설레는 것만 남기고 처분하는 정리법'은 미국에서 큰 붐을 일으키고 있다. 리얼리티쇼 'KonMari 인생이 설레는 정리의 마법'에서 곤도 마리에 씨(34)가 미국의 가정을 돌며 주민과 함께 의류와 책을 처분하거나 작은 공간에 수납하면서 마법처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마음이 설레게 하는 물건은 남겨두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린다는 일본적인 정신세계가 미국인의 심금을 울려 헌옷 등을 기부하는 사람이 급증했다.

세계 최대의 '소비대국' 미국이 마침내 절약문화에 눈을 뜬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현상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그 한 사람이 미국의 남부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윌밍턴교의 역사학자이자 미국의 물질문화와 복장이 자본주의의 역사와 어떻게 관계되어 왔는지를 연구하는 제니퍼 르조테 조교이다.

2014년에 영어판이 출간된 곤도 씨의 베스트셀러 '인생이 설레는 정리의 마법'은 실용성이 뛰어나며 미국인들이 공간이나 집과 '개인적인 관계'를 육성하고, 대량소비 문화의 폐해에 대해 인식할 수 있는 소재가 담겨있다.

 
'From Goodwill to Grunge : A History of Secondhand Styles and Alternative Economies '('선의에서 고물까지 : 헌옷 스타일과 대안(대체) 경제의 역사')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설레임'을 느끼지 않는 물건을 리사이클숍에 기부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역사적으로 미국에서는 리사이클숍으로의 기부가 늘어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비도 증가하는 리바운드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정리 붐'은 마치 폭죽처럼

많은 미국인에게 이번 붐은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르조테 씨의 우려이다. 왜냐하면 실질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의 개인소비는 연방정부의 소비장려 정책에 의해 견인되어 온 것이며, 수년 동안 과도한 소비가 추진되어 왔다. '미국의 정치와 경제가 개인소비에 의존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11년 후에 일어난 대공황(1929 ~ 33년)의 재래를 두려워하였고, 기업이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제품의 수명을 일정 기간으로 억제하는 '계획적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가 대중적이게 되었다. 사서 바꿀 필요가 없는 물건을 정기적으로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이 마케팅 전략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대 혁신'(르조테 씨)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자동차와 패션에서부터 많은 시장에 침투해 갔다.


미국의 대량소비 문화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을 벗어나기 위해 1933년 케인스 경제학에 기반한 뉴딜정책을 도입하며 경제성장의 척도를 '소비의욕(consumer confidence)'에 두게 된 것에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현명한 구매결정을 실시하는 '질'보다는 소비하는 '양'이 중시되게 되었다. "얼마나 달러를 쓰느냐가 미국경제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척도인 것"이라고 르조테 씨는 설명합니다.

미국인은 낭비와 물건의 처분을 반복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가족화가 진행되어 세대별로 동거 인원수가 감소하였으나, 주택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잉여 공간이 늘어나 많은 물건을 비축할 수 있게 되었다. 쇼핑하며 기분을 고양시키는 '쇼핑 테라피'가 상징하는 것처럼, 구매행위를 행복감과 결합시켜 오락으로 간주하는 문화에서는 불필요한 물건까지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환경 아래에서 미국의 소비자들은 경기침체와 호황에 따라 낭비와 물건의 처분을 반복했다. 이러한 역사적 패턴을 되돌아보면, 정리 붐은 미국인의 구매의식의 향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광범위한 체계적인 소비성향의 재검토'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주기적으로 소비문화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었다. 얼마나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큰 집에 살고 있는지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는 문화에 맞서서 간간이 미니멀리즘 붐이 일어난다. 물건이 일종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대부분의 사람이 '양'에 대한 액세스가 가능하게 되면서, 이에 '질'에 초점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대량소비주의에 대한 반발에 뿌리내린 무브먼트

눈앞의 유행을 도입하여 염가품을 대량생산하는 '패스트 패션'계열 브랜드에 반발하여, 고품질의 옷을 1벌 구입하여 오랫동안 입는 '슬로우 패션' 운동이 일어난 것도 그 일례이다. 옷을 구입하는 행위보다 '질'과 '계급'을 중시하는 추세다.

또한 '타이니 하우스 무브먼트'도 대량소비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몰하우스 무브먼트"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경향은 2000년경부터 본격화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작은 집에서 환경친화적인 심플라이프를 보내자는 사회운동이다. 14년에는 자연 속에서 소형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방영되었고, 15년에는 비영리단체 '아메리칸 타이니 하우스 협회'도 설립되었지만, 작은 붐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 타이니 하우스 무브먼트도 매우 상업화된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것이다. 첨단 컨테이너식 아파트와 트레일러식 맞춤 주택 등 '디자이너 미니멀리즘'이라고 야유받는 고가 소형 주택도 있다. 이러한 운동조차 "'반소비형 소비주의'라고 불리는 신종 소비주의화가 될 위험이 있다"고 르조테 씨는 분석한다.


매출이 늘어도 소비지출은 준 의류시장

언뜻 보기에는 패션업계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보이는 리사이클숍도 사실 업계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다. 옷을 기부함으로써 '신품을 사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을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사이클숍이 포화상태가 되어 헌옷이나 중고품이 폐기처분되는 등 더 이상 본래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더라도 소비자는 불필요한 물건을 '기부'하여 새로운 소비를 정당할 수 있다.

리먼 쇼크에 이은 대불황으로 격차가 확대되어 중저소득 계층의 생활은 어려워졌지만,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5월 29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2017년에 식품이나 알코올, 가구, 외식, 주택, 엔터테인먼트 등에 지출한 금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7년과 비슷했다고 한다.

한편, 수입에서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비율이 30년 동안 크게 떨어진 예외적인 카테고리가 하나 있다. 바로 의류이다. 1987년에는 5%였지만, 2017년에는 2%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전체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에 싸게 옷을 살 수 있게 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의류시장의 경쟁격화에 의해 의류의 가격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걸려, 하나하나의 매출에 상당한 하락세가 보이는 '시장 원리'가 작동한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한다.


미국의 의류체인은 파격적인 가격과 구색의 풍요로움으로 업계를 '파괴'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뉴욕 맨해튼의 중심부에서도 금융위기 이후 대불황을 방불케하는 대폭적 가격인하로 대항하는 가게도 있다. 저가격화는 새로운 소비의욕으로 연결되기 쉽다.

미국인의 약 40%가 임시 지출 400달러를 마련할 여유가 없다

저축보다 소비를 우선하면 가계의 불안정화가 초래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올해 5월 23일에 발표한 미국 가구의 가계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의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조사를 시작한 13년 이래 미국 가구의 가계는 상당히 향상되었지만, 400달러(약 43만 원)의 임시 지출이 있을 경우, 누군가로부터 빌리거나 소지품을 팔아야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27%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응할 수단이 없다고 답한 사람도 12%나 있다. 현금 또는 저축, 신용카드로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은 61%였다.


저축의 부족은 노후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역 세대의 36%가 퇴직 후를 대비한 저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저금이나 퇴직연금을 적립하지 않는 사람은 25%에 달했다.

물건의 선택 기준은 '설레임'이 아니라 '정체성'

현대 일본사를 전문으로 하는 프린스턴대학의 셀던 갤런 교수는 저서 'Beyond Our Means : Why America Spends While the World Saves'(수입을 넘어 : 세계가 저축하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왜 미국인은 낭비하느냐)에서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와 유럽에 비해 미국인은 저축이 너무 적은 반면 낭비와 부채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5달러의 소비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현금없이 사회에서는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탕진하기 쉽지만, 달러를 사용하여 경제를 지지하는 것이 국가에 대한 공헌이라고 선전하는 미국정부의 뜻에는 부합한다.

정리 붐은 이러한 대량소비주의에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 "정리의 기준을 '설레임'에 두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고 르조테 씨는 평가한다. 무언가를 '취득'하는 행위가 아닌 물건과 개인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쌓고 있는 것처럼 물건을 선택하고 그것을 자신의 '대용품'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미국인이 "소지품과의 관계를 육성할 수 있게 된다면 소비자의 구매성향도 바뀔 것"이라고 르조테 씨는 말한다.

 
출처 참조 번역
· Wikipedia
· 全米の"こんまりブーム"が必ず終わるワケ
https://president.jp/articles/amp/29284?page=1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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