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는 영어와 불어 등의 주류부터 소수민족의 언어 등 수천 종류가 넘습니다. 그런데 극소수의 사용자만 있는 언어는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데, 이러한 언어가 사라지면 '귀중한 의학적 지식' 역시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Language extinction triggers the loss of unique medicinal knowledge | PNAS
https://www.pnas.org/content/118/24/e2103683118
The Global Extinction of Languages Is Threatening a Vital Type of Human Knowledge
https://www.sciencealert.com/languages-are-disappearing-and-they-re-taking-unique-medicinal-knowledge-with-them
2013년의 보고서에서는 전세계 3054개의 언어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고 약 4개월에 1개의 속도로 언어가 소멸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언어의 소멸은 단순히 언어적 다양성을 잃을 뿐만 아니라 그 언어가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전해온 고유의 지식을 잃게 됩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토착식물과 그 효능에 대한 고급 지식을 축적해 왔습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의료적 혜택을 가져다줄 지식이 포함되어 있으며, 언어로 인코딩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토착 지식은 언어의 소멸과 식물종의 멸종 등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며 언어의 소멸이 원주민에 의해 축적되어 온 지식의 소멸을 초래한다고 지적합니다.
한편 여러 언어에서 지식이 공유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정 언어가 소멸하여도 지식 자체는 유지됩니다. 그래서 스위스 취리히대학의 연구팀은 언어의 소멸과 약용식물에 관한 지식의 소멸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북미, 북서부 아마존, 뉴기니아를 대상으로 '236개 원주민의 언어', '3597종의 약용식물', '1만 2495개의 약용식물의 효용'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분석 결과, 약용식물의 효용에 관한 지식은 하나의 언어로만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약용식물의 효용은 북미 73%, 북서 아마존에서는 91%, 뉴기니아에서는 84%가 하나의 언어로만 전해져 왔다는 것.
또 약용식물의 효용에 관한 지식을 포함한 언어의 대부분이 소멸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미의 약용식물의 효용에 관한 지식 중 86%, 북서 아마존에서는 100%, 뉴기니아에서는 31%가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로 전해지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합니다. 뉴기니아에서는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 이외에도 지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뉴기니아에서의 언어 조사가 충분하지 않은 점이나, 현대의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에 비해 원주민의 언어에 능통한 비율이 33%도 되지 않기 때문에 낙관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3597종의 약용식물 중 국제자연보전연맹에 의해 멸종의 우려가 있는 레드리스트에 지정된 것은 5% 미만이었는데, 환경파괴보다 언어의 소멸이 더욱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각각의 원주민 언어는 의학적 지식의 독특한 저장고입니다. 자연의 인류에 대한 기여를 규명하고 저장하는 로제타스톤입니다", "이번 결과는 미주가 원주민의 지식 핫스팟이며, 미래를 위한 지식의 문서화에 있어서 중요한 우선 지역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2015년의 연구에서는 호주의 원주민인 애버리지니(Aborigine)의 커뮤니티에서 사용되어 온 약용식물은 항생제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원주민의 지식이 미래의 약물개발에 공헌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연구팀은 "21세기 말까지 원주민 언어 중 최대 30%가 소멸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인류가 신약물질을 발견하는 능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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