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간의 장내세균의 생태계(장내세균총)가 건강이나 정신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으며 일부 연구자들은 '장내세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가설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호주의 연구팀은 “장내세균총이 자폐증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자폐증의 아이에게 보이는 성질이 장내세균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Autism-related dietary preferences mediate autism-gut microbiome associations: Cell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1)01231-9

Gut bacteria don't cause autism. Autistic kids' microbiome differences are due to picky eating
https://theconversation.com/gut-bacteria-dont-cause-autism-autistic-kids-microbiome-differences-are-due-to-picky-eating-170366

Gut bacteria don't cause autism. Autistic kids' microbiome differences are due to picky eating

New research dispels the myth that gut bacteria causes autism. Rather, changes in the gut bacteria of some people with autism are driven by restricted diets or ‘picky eating’.

theconversation.com


자폐증, 아스퍼거 증후군, 광범성 발달장애 등을 포함한 자폐 스펙트럼증(ASD)의 사람들은 변비나 설사 등 장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찰결과에 장내세균총과 자폐증의 관계에 대해 주목이 모였습니다. 지금까지 'ASD인 사람의 장내세균총을 마우스에게 이식하면 자폐증과 같은 행동을 취한다'나 '장내세균총을 이용한 치료법이 자폐증의 증상을 완화한다', ' ASD인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장내세균총에 차이가 있다'는 등의 연구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일부 연구자들은 '장내세균총이 자폐증을 일으키고 있다'는 가설을 주장했는데 이에 퀸즐랜드대학의 Chloe Yap 박사 연구팀은 모든 연구결과를 비교 검토하면 장내세균총과 자폐증을 연결시키는 증거에는 모순이 있고 많은 연구는 과학적 설계에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과학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자폐증과 장내세균총을 연결하는 과대선전은 기세를 키워 자폐증의 치료를 내세우는 근거가 없는 '장내세균 테라피'나 식이요법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Yap 박사는 이러한 치료법이 효능과 안전성이 부족한 데다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연구팀은 ASD인 아이나 그 가족에 관한 광범위한 임상학·생물학적 데이터를 수집하는 호주 자폐증 바이오뱅크나 쌍둥이의 뇌의 발달이나 정신건강, 행동, 생물학적 샘플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퀸즐랜드 쌍둥이 사춘기 뇌 프로젝트'와 협력하여 ASD인 어린이와 장내세균총과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에서는 ASD인 아이 99명으로부터 수집한 분변샘플과 자폐증의 형제를 가지지만 본인은 자폐증이 아닌 51명의 아이와 자폐증인 형제를 가지지 않는 97명의 아이로부터 채취한 분변샘플에 포함된 미생물의 DNA에 대해 비교했습니다. 또 아이의 임상적인 데이터나 가족 구성, 생활 스타일, 식사 등 장내세균총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요인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합니다.

분석 결과, 자폐증과 장내세균총 전체의 구성이나 다양성 사이의 관련은 발견되지 않았고 600종 이상의 장내세균 중 자폐증과의 관련이 나타난 것은 1종밖에 없었습니다. 과거의 연구에서 자폐증과의 관련이 지적되었던 여러 세균군에 관해서는 이번 연구에서는 자폐증과의 관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보고했습니다.

대신 ASD인 아이들은 과거의 연구에서도 지적된 대로 편식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경향은 관심과 감수성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는 자폐증의 성질과 관련이 있는 것 외에도 편식을 하는 아이는 장내세균총의 다양성이 부족한 경향이 있고 대변이 설사처럼 되기 쉬운 점도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유전적 데이터를 고려한 분석에서도 자폐증이나 한정된 흥미와 관심은 편식과 관련되었지만 장내세균총과 직접 대응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우리의 연구결과는 장내세균총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일반적인 견해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자폐증상과 관련된 형질과 선호도는 다양하지 않은 식생활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다양성이 부족한 장내세균총과 설사같은 배설을 초래한다”고 Yap 박사는 설명합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에서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장내세균의 이식 등의 개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유해해질 수 있는 치료법에 관심을 가지는 것보다 편식하기 쉬운 자폐증 아이의 식생활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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