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에 서식하는 아메바의 일종인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는 인간의 뇌에 침입해 원발성 아메바성 수막뇌염(수막염)을 일으켜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살인 아메바"라고도 불립니다. 그런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의 위험성과 인간의 뇌에 치명적인 데미지를 주는 메커니즘에 대해 과학 YouTube 채널 Kurzgesagt가 설명했습니다.

The Most Horrible Parasite: Brain Eating Amoeba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7OPg-ksxZ4Y


대부분의 미생물은 인간에게 무해한 생물이지만 그 중에는 인간에게 병원성을 나타내는 예외도 존재합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인간의 뇌를 먹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인간의 면역계에도 잘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매우 작아 크기는 불과 10~35㎛.


세포 및 기타 미생물을 포식하여 성장하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호수, 강, 온천 등의 담수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수도관이나 수영장, 분수 등 인간과 친밀한 장소에서 번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수온이 높을수록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수영장과 호수에서 머무는 여름은 특히 접촉하기 쉽습니다. 인간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의 접촉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어렵고 온난한 지역에서는 수백만 명의 사람이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항체를 가진 사람이 대다수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를 포함한 물을 삼켜도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오염된 물 속에서 수영하거나 잠수하는 과정에서 물이 코에 들어가면 치명적인 사태로 발전할 위험이 있습니다.

인간의 몸에는 병원체를 배제하는 면역계가 존재하지만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면역계를 회피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비강내를 맴도는 것만으로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비강내의 후각신경세포에 도달하면 위험합니다. 후각신경세포는 비강내로 들어온 분자를 잡아 뇌내에서 후각정보를 처리하는 후각구에 정보를 전달합니다.


신경세포는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하고 특정 수용체가 이러한 물질을 인식함으로써 정보교환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 아세틸콜린인데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가지고 있어 후각신경세포가 방출하는 아세틸콜린에 이끌려 조직에 침입해 버린다는 것.

물론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 등은 조직에 침입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를 죽이려고 합니다. 일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호중구에 의해 죽지만 대량의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침입하면 최종 목적지인 후각구 즉 인간의 뇌에 도달하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도 나옵니다.

이 과정에는 1~9일 정도 걸리고 그 사이에는 자각증상은 없습니다. 그러나 후각구에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도달하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세포를 공격하는 분자를 방출하고 파편이 된 세포를 먹기 시작합니다. 그대로 뇌내에서 증식하면 입과 같은 빨판이 10개 이상 생겨 살아있는 뇌세포를 그대로 먹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호중구, 호산구, 마이크로글리아 등도 응전을 위해서 뇌 조직에 들어와 대규모의 싸움이 펼칩니다. 문제는 면역세포는 인체를 배려해 신중하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서 뇌조직에도 데미지가 미친다는 점.


Kurzgesagt는 “이것은 숲 속에 있는 늑대를 죽이기 위해 숲을 태우는 것과 같다.”고 표현합니다. 또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면역계의 공격을 회피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고온상태에서도 잘 번식합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뇌를 먹고 계속 망가뜨리고 면역세포가 염증을 일으키면 뇌에 많은 양의 체액이 흘러들어 가게 됩니다. 이 즈음에서 자각증상이 나타나고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으로 시작됩니다. 이윽고 착란, 집중력의 부족, 피로, 발작, 환각증상으로 발전합니다.

또 뇌의 팽창이 두개골로 인해 저해되는데 결과적으로 호흡 등을 제어하는 뇌간이 압박됩니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으로부터 1주일 이내에 많은 환자가 사망하는데 치사율은 97%에 달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환자가 증상을 자각했을 때는 늦었고 효과적인 치료법도 없습니다. 또 담수에서 서식하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인간의 면역계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메카니즘도 불분명합니다.

그러나 1937년 이후의 사례 수는 불과 381건으로 감염은 매우 드뭅니다. 전세계에서는 2019년에만 26만 3000명 가량의 사람이 익사한 것을 고려하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보다 익사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중대한 공중위생 위협이 될 가능성은 낮아 어디까지나 운이 나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위협적인 아메바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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