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부터 2006년까지 약 18년에 걸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의장을 맡은 앨런 그린스펀의 불황을 감지하는 비결은 남성 속옷이라는 발언에 대해 미국의 보도매체 CNN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 불황예측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Is a recession coming? Alan Greenspan says the answer is in men's underwear - CNN
https://edition.cnn.com/2022/03/26/economy/recession-underwear-alan-greenspan/index.html
미국의 라디오 네트워크 National Public Radio에서 오랜 기간 특파원으로 활동해 온 로버트 크루르위치 씨는 불황과 남성 속옷은 언뜻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지만 경제계의 중진인 그린스펀에 따르면 남성은 자신의 속옷에 대해 아무도 보지 않으니까 아무것이라도 좋을 것으로 생각해 버리기 때문에 불황과의 관계가 형성된다고 합니다.
외출복의 매출은 패션의 유행 등에 좌우되는데 남성 속옷은 유행과는 무관하므로 기본적으로 구멍이 나는 등 필요에 직면한 경우로 한정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남성의 속옷은 다른 사람이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므로 곤궁할 때는 구입을 미뤄 불황일 때는 남성 속옷의 매출이 내려간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남성 속옷 매출에서 불황의 시작 시점을 인지하는 'Men's underwear index(남성 속옷 지수)'라는 경제지표도 존재하고 있으며, 이 지표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 처한 2007년부터 2009년의 세계금융 위기에는 남성 속옷의 매출은 대폭 감소했고 경제가 회복 기조에 들어간 2010년에는 남성 속옷의 매출도 회복세에 들어갔다는 것.
그 외에도 어느 정도 들어맞는 불황예측법을 CNN은 소개했습니다.
◆초고층 빌딩 지수
부동산 분석가로 알려진 버클레이즈 캐피탈의 앤드류 로렌스 사장이 1999년에 고안한 불황예측법이 '초고층 빌딩 지수'입니다. 로렌스 사장은 불황이 다가오면 초고층 빌딩이 우후죽순 세워진다며 실제로 180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위기와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의 완공에는 상관관계가 보였다는 것. 로렌스 사장은 경제위기와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의 관계의 예로서 1930년대 세계공황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1931년 준공), 미국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과 월드트레이드센터(1973년 준공), 2009년 두바이 쇼크와 버즈 칼리파(2009년 외관완성)를 꼽았습니다.
◆립스틱 지수
화장품이나 스킨케어 용품, 향수의 세계적 브랜드인 에스티 로더의 레너드 로더 회장이 고안한 '립스틱 지수'는 불황일 때는 립스틱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내용. 언뜻 보면 불황 때는 남성 속옷처럼 립스틱 매출도 떨어질 것 같지만 로더 회장에 따르면 "여성은 돈이 없을 때는 비싼 쇼핑을 하는 대신 자신에게 보상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선택받는 것이 화장품이라는 것.
실제로 2001년 9월 11일 미국 동시 다발 테러사건이 낳은 불황 당시 립스틱 매출은 11% 증가했고 2007년에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에서는 화장품의 전체 매출이 25% 증가했다는 것. 다만 시장조사 기업인 Kline & Company가 "립스틱 매출은 호황일 때도 증가한다"고 반박했습니다.
Kline & Company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는 에스티 로더의 패브리치오 프레다 CEO가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었으므로 앞으로는 립스틱 대신 스킨케어 아이템을 지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데이트 지수
불행할 때는 함께 할 사람을 찾는다며 전세계에 1500만 명의 회원이 있다는 데이트 서비스인 Match는 세계 금융위기였던 2009년에 지난 7년 중 최고 이익에 달했다고 분기 결산에서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COVID-19가 맹위를 휘두른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년간 주가는 약 2.5배가 되었습니다.
덧붙여 Match의 경쟁 데이트 서비스인 Bumble은 2022년 3월에 예상을 웃도는 고수익과 애널리스트의 추천에 주가가 22%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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