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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부족은 졸음, 피로, 작업 정밀도의 저하 등을 일으킬뿐만 아니라, 며칠 동안 잠을 취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죽음에 이릅니다. 그런 수면 부족이 죽음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밝혀냈습니다. 



Sleep Loss Can Cause Death through Accumulation of Reactive Oxygen Species in the Gut : Cell 

https://www.cell.com/cell/pdf/S0092-8674(20)30555-9.pdf


Sleep, Death and ... the Gut? | Harvard Medical School 

https://hms.harvard.edu/news/sleep-death-gut



수면은 생물에게 중요한 요소이지만 '생물은 왜 자는가?'라는 의문은 아직도 해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1989년에 발표된 실험에서 강제로 불면 상태가 유지된 쥐가 모두 죽음에 이르렀다는 실험결과로 인해 '생물은 잠들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면 죽는다'가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그런 수면과 죽음의 관계에 대해 규명에 성공한 하버드 대학 신경생물학과 연구팀. 연구팀은 신경세포가 열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유전자 조작한 노랑초파리를 따뜻한 방에서 사육하여 '노랑초파리가 잠을 못 취하게 한다'라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노랑초파리의 불면 상태가 10일 이상 지속되자 사망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보통이라면 40일간의 수명을 가진 노랑초파리가 20일즈음에 100%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노랑초파리도 '잠들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면 죽는다'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연구팀이 불면 상태가 이어진 노랑초파리의 몸을 샅샅이 조사한 결과, 장내에서 활성산소종이라 불리는 산소 분자에 대한 반응성이 높은 분자군이 축적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실험에 사용된 노랑초파리의 장(腸)입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불면 1일, 불면 7일, 불면 10일째의 장이 정렬되어 있으며, 활성산소종을 축적하고 있는 부분에 색상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불면 상태가 계속되면 활성산소종의 농도가 장내에서 높아진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실험에서는 불면시에 활성산소종이 축적되는 부위가 창자에 한정되는 것도 판명되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노랑초파리의 Brain(두뇌), Muscle(근육), Fat body(지방체) Testes(고환)은 평상시와 불면시 사이에 변화는 없고, 불면 상태가 계속되어도 활성산소종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문제는 노랑초파리 이외의 생물에서도 발생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이 마우스를 사용하여 추가적인 실험을 실시한 결과, 5일간 불면 상태가 계속된 마우스의 소장과 대장에서 활성산소종이 축적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결과를 근거로 다른 생물에서도 수면 부족에 의해 활성산소종이 장내에 축적되는 것은 변함 없다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팀은 불면 상태에 의해 생성되는 장내 활성산소종이 죽음의 원인임을 입증하기 위해 '노랑초파리에 항산화 화합물을 포함한 식사를 제공하고 장내의 활성산소종을 중화한다'라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실험 결과, 항산화 화합물을 투여한 노랑초파리는 불면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 활동을 계속했으며 평상시와 다르지 않은 수명을 나타내었다고 합니다. 또한 장내에서 항산화 효소를 과잉 생산하는 유전자 조작을 한 노랑초파리는 불면 상태가 계속되고도 일반적인 개체와 동등한 수명을 나타내어 연구팀은 "장내 활성산소종이 불면에 의한 죽음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연구팀의 Yosef Kaplan Dor씨는 "수면 부족이 왜 장내에 활성산소종의 축적을 유도하고, 활성산소종의 축적이 왜 죽음으로 이어지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앞으로 장내 활성산소종의 축적과 죽음을 연결하는 생물학적 경로의 규명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합니다.

Posted by 말총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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